김혜수·김우빈 앞세우다가…결국 100억대 '적자 늪'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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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비 영업손실 330억…발란·머스트잇 100억대 적자
매출 늘리기 '치킨게임'에 마케팅비 쏟아부어


적자지만 매출은 매년 두 배 안팎으로 뛰고 있다. 발란의 지난해 매출은 521억원에 달했다. 2020년(243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트렌비는 217억원, 머스트잇은 19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 해 전보다 각각 27.2%, 66% 늘었다.
적자가 이어지고 부채 비율이 늘어나는 데 대해 명품 플랫폼들은 사업 초기에 불가피한 투자비를 집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머스트잇 관계자는 “지난해 부채비율(333%)이 높은 이유는 사옥 매입으로 인한 장기차입금 240억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부채비율은 약 42%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사옥은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직원들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이들 업체가 과도한 마케팅비를 쓰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비가 급증하다 보니 수익구조가 나빠지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이들 3사의 마케팅 비용을 합치면 600억원이 넘는다. 매출의 66%가 넘는 규모. 백화점·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회사들 마케팅비가 매출의 4~6%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발란은 배우 김혜수, 트렌비는 배우 김희애와 김우빈, 머스트잇은 배우 주지훈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투자 유치나 매각을 위해 순위 경쟁에 너무 매달리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 자체에서 수익을 내기보다 인수·합병(M&A)을 준비하거나 지분 매각을 노리다보니 큰 돈을 받기 위해서라도 순위 높이기에 몰두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