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세일' 고집하는 한섬, 1분기 영업이익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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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늘어난 591억 달성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이 지난 1분기에 창사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섬은 1분기에 591억23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9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452억2100만원)보다 30.7% 불어난 규모다. 통상 패션업계에서 최대 성수기로 통하는 4분기(2021년 기준 517억100만원)보다 개선된 실적을 올려 업계의 이목을 끈다. 매출은 전년 동기(3333억3400만원)보다 17.4% 증가한 3914억7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컨템퍼러리 브랜드로 분류되는 ‘타임’ ‘마인’ ‘타임옴므’ ‘시스템 옴므’ 등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컨템퍼러리는 명품보다는 저렴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디자인과 품질을 가진 패션 브랜드를 뜻한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이 골고루 증가했다. 오프라인 부문 매출은 작년 1분기 대비 15.9% 늘어났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더캐시미어’는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랑방컬렉션’ ‘타미힐피거’ 등 수입 브랜드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온라인 부문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섬의 1분기 온라인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9% 불어났다. 한섬이 운영하는 ‘더한섬닷컴’ ‘H패션몰’ ‘EQL’ 등 온라인 패션몰의 매출이 증가했다. 한섬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패션 상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버티컬 커머스’ 전략을 펼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한섬의 이 같은 성과에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고급화 전략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 회장은 한섬의 마케팅 전략과 관련해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쓸 것을 주문해왔다.
“재고 부담 등으로 가격을 내리기 시작하면 결국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한섬은 백화점이나 온라인몰에서 할인하지 않는 ‘노세일’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