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폭행 신고에 경찰 "여자가 말 안 들으면 그럴 수도"

남편이 술 취한 아내 부축한 것으로 파악…경찰, 진상조사 나서
여성이 폭행당한다는 시민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대응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돼 경찰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3시 45분께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길가에 '여자가 술에 취해 쓰러져있고 남자들이 주변을 둘러쌌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이후 오전 4시 9분까지 같은 시민으로부터 '여자를 차에 태우고 갔다.

따라가는 중이다', '현재 장소는 00 인근이다' 등 관련 신고가 2차례 더 있었다. 경찰은 관할 지구대 순찰차 부족으로 주변 파출소에 지원 요청을 했다.

해당 파출소에서 현장을 갔으나 아무도 없어 다시 신고자에게 전화해 정확한 현 위치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신고자가 '여자를 집어던지고 두드려 패고 차에 싣고 옮겼다'고 하자 경찰관은 '아는 사람 같아요? 둘이?'라고 되물었다. 이에 신고자가 '모르죠. 아는 사람이면 그렇게 해도 돼요?'라고 반문하자 경찰관은 '아니 뭐 여자가 말 안 들으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들은 신고자가 '여자가 그러면 그래도 돼요?'라고 재차 묻자 '그래도 된다는 게 아니라 통제가 안 되면 잡아넣을 수도 있는 거죠. 서로 아는 사이면'이라고 대응했다.

이 같은 대화는 신고자에 의해 모두 녹음됐다. 이후 신고자 안내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술에 취해 쓰러진 아내를 남편이 지인과 함께 부축해 집에 데려다준 것으로 파악해 사건을 종결했다.

남편이나 주변 지인에 의한 폭행도 없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그러나 신고 접수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나온 만큼 해당 경찰관 등을 상대로 진상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어떤 경위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나왔나 조사를 한 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에 따른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