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선 투표소에 괴한 난입…총기 난사 3명 사망·1명 부상

필리핀 대통령 선거 당일 투표소에 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9일 AFP통신은 이날 오전 남부 민다나오섬 불루안 자치 구역에 설치된 투표소에 괴한들이 난입, 총격을 가해 경비 요원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자치구의 이브라힘 망구다다투 전 시장은 투표소로 사용되는 학교에서 총격이 발생하자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긴급 대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선거 하루 전날인 8일 밤에는 남부 민다나오섬 마긴다나오주의 다투 운사이와 샤리프 아구아크 자치 구역 투표소 밖에서 수류탄이 5차례 터져 8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틀 전에는 북부 일로코스수르주의 마그싱갈 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지지자들이 총격전을 벌여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고, 북부 누에바에시하주에서도 시장 후보 2명의 경비원이 서로 총을 쏴 5명이 다쳤다.필리핀은 총기 소유가 쉽기 때문에 살인 등 강력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나라로, 특히 선거철에 총기 사고가 잇따라 정부가 치안 유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AFP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다른 때에 비해 폭력 사고가 적게 발생했다.

2016년 대선 당시 113건의 폭력 사고가 발생한 데 비해 올해 1월부터 보고된 총기 발사와 불법 구금 등 선거 관련 폭력 사고는 16건에 불과하다고 AFP는 전했다.총기 단속 및 사설 무장 조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결과라는 게 필리핀 경찰 측의 설명이다.

필리핀 당국은 선거 치안 유지를 위해 이틀 전부터 투표소와 검문서 경비를 비롯해 선거 관리 공무원 경호를 위해 군인 4만8000명과 경찰 1만6000명을 배치했고, 대선을 전날인 8일부터 이틀간 금주 조치를 진행 중이다.

한편, 필리핀은 대통령과 부통령 외에 상원의원 13명, 하원의원 300명을 비롯해 1만8000명의 지방정부 공직자를 뽑는 투표를 진행 중이다.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총 6700만명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