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신설 추진"

로이터 "州정부와 협의 중"
현대차 "지역은 아직 미정"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주(州)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기 위해 주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 보도했다.

최근 3억달러를 투자해 앨라배마 공장 증설에 나선 데 이어 전용 전기차 공장을 신설해 급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조(兆) 단위 투자가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로이터는 이번 협의에 정통한 세 사람을 인용해 “현대차·기아가 조지아주에 새 전기차 공장을 짓기 위해 주 당국자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가 앨라배마, 조지아, 테네시, 노스캐롤라이나 등 여러 주 정부와 협의를 거친 끝에 조지아주가 최종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공장 신설에는 조 단위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달러(약 9조45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전용 공장 신설에 투입될 전망이다. 포드가 테네시 전기차 공장 설립을 발표하며 예상한 금액이 약 56억달러다. 현대차는 최근 기존 앨라배마 공장에 3억달러를 투자해 GV70 전기차 등의 생산 라인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조지아에 새 공장이 설립되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인 아이오닉 7과 EV9을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로서 전기차 전용 공장을 따로 설립할 계획이 없는 기아가 현대차와 같은 생산시설을 공유해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는 러시아 등 일부 해외 공장에서 라인을 공유하며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현대차의 전용공장 신설은 전기차 전환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현대차는 그동안 기존 공장의 라인을 바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함께 제조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이번에 전용공장이 설립되면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는 (조지아주와의 협의에 관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이달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방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