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끝났으니 치료받자"…기지개 켜는 치과·안과기기

덴티움, 1분기 매출 38% 증가
중국 수출·내수 '쌍끌이'

휴비츠, 안과 의료기 매출 21%↑
이연 수요로 최대 실적 기대
치과·안과 의료기기 업체들이 올 1분기에 잇따라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동안 정체돼있던 치료·검사 수요가 풍토병화(엔데믹)을 계기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연 수요에 힘입어 올해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덴티움은 지난 1분기에 매출 7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8.5% 늘었다. 증권가 추정치 696억원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영업이익은 204억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주력 제품인 치과용 임플란트의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덴티움의 임플란트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37% 증가했다. 통상 치과 의료기기 업체에게 1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임플란트 시술 수요가 적은데다, 세계 최대 임플란트 시장인 중국이 춘절 연휴로 영업일수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 수출과 내수가 함께 '쌍끌이'했다. 덴티움의 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했고, 내수 역시 46% 늘어났다.

다른 임플란트 업체들도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1분기 매출은 23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5% 늘었다.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디오는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선 410억원의 매출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20%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업계에선 비수기에도 매출 호조를 보인 만큼 2022년 치과 의료기기 업체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수출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임플란트 수출은 지난달 5593만달러로 작년에 비해 44% 증가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봉쇄조치(락다운)가 위험 요인으로 꼽히지만, 수요 자체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이연되는 것이기 때문에 연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안과 의료기기 업체들도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수혜주로 꼽힌다. 렌즈가공기와 자동검안기 등을 판매하는 휴비츠는 1분기에 234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휴비츠 제품들은 국내 안과 의료기기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안경점 수가 감소하며 타격을 입었지만 올 1분기 방역 조치 완화로 국내외 매출이 모두 성장했다. 원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말부터 국내 안경원 수가 확대되고 있어 시장 확대의 선행지표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