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김건희 여사의 화이트 코트원피스 스타일 메시지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조용한 내조로 대통령과 국민을 리본처럼 연결하는 역할
퍼스트레이디의 이미지는 메시지다

퍼스트레이디가 입는 패션과 스타일의 이미지는 일종의 메시지다. 퍼스트레이디의 이미지에 국가원수인 대통령이나 자신의 정치적 신념·철학을 담기도 하고 엄청난 패션 경제효과를 창출하기도 한다. 퍼스트레이디로서 패션 정치를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는 공식 석상에 중저가 브랜드 기성복을 입고 등장해 서민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그럼으로써 중소 패션기업의 성장을 돕기도 했다. 동성결혼 합법 논란이 한창일 때 미셸 오바마는 유명 동성애자인 나르시소 로드리게스의 옷을 입고 나와 오바마대통령의 동성결혼 합법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최초 전문직 영부인의 대통령 취임식 패션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최초로 ‘직업 있는 영부인’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최초 전문직 영부인이다. 대통령 취임식 전에 예를 갖추기 위해 블랙 스커트 정장으로 현충원 참배를 했던 김건희 여사는 패턴 없는 플레인한 깨끗한 화이트 원피스형태 정장으로 환복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자유, 연대의 가치를
강화하는 영부인 패션이미지


흰색은 백의의 민족인 우리나라에서 청렴과 결백 그리고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주고 글로벌 정치세계에서는 여성의 참정권을 상징하는 색이다.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자유,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위대한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는 메시지를 동조하고 강화하는 화이트색상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단정한 영부인 룩을 선보였다.
국내 디자이너 자체 맞춤의상으로 깨끗한 정치, 새 출발 염원 담아

김 여사가 이날 입은 의상들은 모두 중저가 맞춤옷을 판매하는 국내 디자이너에게 별도로 의뢰해 지어 입은 옷이라고 한다. 순백의 취임식 의상에는 ‘깨끗한 정치, 새 출발’이라는 염원을 담아 단아함과 여성미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초기 의상 컨셉을 ‘나비’로 잡았다고 한다,

그 결과 허리라인을 강조하며 무릎 아래까지 직선으로 퍼지는 미디 길이의 치마 정장이 탄생했다고 한다. 여기에 한복 동정을 연상시키는 브이넥 재킷 라인, 큼지막한 옷고름 형태의 리본 벨트를 더해 전통미를 추구했다고 전해진다.
화이트로 깨끗한 출발을! 리본처럼 대통령과 국민을 연결하는 조용한 내조 패션 메시지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영부인 김건희 여사 패션은 평범해 보이지만 품위 있는 차별화를 주어 절제된 모습으로 영부인다운 품격을 표현했다.

허리부분에 리본 포인트가 있는 A라인 스커트정장으로 화려하지 않지만 커리어우먼 다운 우아한 영부인 룩을 연출했다. 첫 번째 공식석상에 오른 김건희 여사는 화이트컬러로 깨끗한 출발이라는 의미를 주고 두 개의 끈을 이어 맨 허리부분의 리본으로 대통령과 국민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고 분석된다.
목이 환하게 보이는 로우 라운드 네크라인은 솔직함을!
낮은 펌프스는 낮은 자세를!

전문가 코바나컨텐츠 대표로서 활동을 할 때는 주로 목을 거의 가리는 높은 하이넥컬러를 즐겨 입었지만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목이 환하게 보이는 로우 라운드 네크라인의 블라우스를 이너웨어를 입고 굽 낮은 화이트 펌프스(Pumps) 슈즈를 선택했다. 이는 국민들에게 자신을 솔직하게 모두 드러내되 대통령과 국민 뒤에서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메시지로 분석된다. 전반적으로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는 룩을 더블브레스트 카라로 무게감을 주어 균형감 있게 연출했다.
우리나라 역대 영부인들의 대통령 취임식 패션

영부인의 사전적인 개념을 살펴보면 영부인(令夫人)의 부인 앞에 붙은 ‘영(令)’은 존경의 뜻을 나타내어 사회적(社會的) 신분(身分)이 높은 사람을 높여 그의 아내를 이르는 말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에 해당되는 가장 적절한 한국의 용어로서는 영부인이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대 영부인들의 대통령 취임식 패션을 보면 박정희 대통령 영부인 육영수 여사를 비롯해서 이명박 대통령 영부인 김윤옥 여사까지 한복을 선보였다.

김영삼 대통령 영부인 손명순 여사는 노란빛 한복을 취임식때 착용했고 김대중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는 분홍빛 한복을 입었다. 노무현 대통령 영부인 권양숙 여사와 이명박 대통령 영부인 김윤옥 여사는 연두빛 한복을 선보였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최초로 화이트 원피스에 블랙과 화이트로 한복 자수 분위기를 주는 수묵화 느낌의 꽃무늬 문양 재킷의 양장 패션을 선택했다. 김정숙 여사의 이러한 파격적 선택은 전통적인 영부인 역할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로 분석되었었다.

이승만 대통령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의 중성적인 이미지우리나라 영부인의 패션이미지들에 관한 연구들을 보면 다양하고 흥미롭다. 이승만 대통령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의 슈트는 직무와 관련한 상황 또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차분하고 중성적인 검정색 및 진회색 모직 슈트 등 무채색 계열의 색상을 선호했다. 특히 전문직 여성들이 입는 의상에서의 브이네크라인 칼라, 좁은 사각형 모양의 디테일이 나타나 차분하고 중립적인, 중성적인 색상과 전문직 여성의 의상에서 주로 나타나는 외향적이면서도 중성적인, 심플한 패션이미지를 선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보선 대통령 영부인 공덕귀 여사의 내향적인 이미지

윤보선 대통령 영부인 공덕귀 여사 의상에서는 깨끗한 인상의 신여성 이미지를 강조한 의상스타일과 차분한 색상, 심플한 소재, 다채로운 디테일의 활용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명시적인 화려함은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향적이면서도 현대적인 패션 이미지를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박정희 대통령 영부인 육영수 여사의 여성스럽고 단아한 패션 이미지

박정희 대통령 영부인 육영수 여사의 의상에서는 밝은 색상과 역동적인 패턴사용 등에서 차별화 된 디자인의 표현이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무릎아래 길이의 원피스드레스 등 안정된 실루엣과 심플한 소재의 활용에서 볼때 활동적이면서도 여성스럽고 단아한 패션이미지를 강조한 스타일로 나타났다.

전두환 대통령 영부인 이순자 여사의 화려한 이미지

전두환 대통령 영부인 이순자 여사는 색상의 대비에서 오는 화려함과 소재의 다양한 믹스매치로 이러한 이미지에 맞게 과감한 패션의 시도와 화려하고 감각적인 이미지의 의상스타일이 나타났다. 이와 같이 의상에서도 다양한 디테일 장식과 화려함을 보여주며 적극적이면서도 화려하고 세련된 패션이미지로 분석되었다.

노태우 대통령 영부인 김옥숙 여사의 여성스러운 이미지

노태우 대통령 영부인 김옥숙 여사는 우아한 색상의 사용과 기품 있는 이미지의 스타일로 밝은 색상과 가볍고 여성스러운 패턴 등이 주로 나타났다. 그리고 단순한 소재의 구성, 우아한 실루엣의 표현으로 볼 때, 정중한 패션이미지로 분석되었다.

김영삼 대통령 영부인 손명순 여사의 밝은 이미지

김영삼 대통령 영부인 손명순 여사는 클래식한 슈트스타일, 차분하고 밝은 색상의 선호와 단아한 이미지의 의상스타일을 주로 착용한 것으로 볼 때, 고전적이면서도 밝고 단아한 패션이미지로 분석되었다.

김대중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의 실용적 이미지

김대중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는 여성스럽고 우아함보다는 실용적이고 활동적이며 젊은 이미지를 선호하는 의상스타일로 살펴볼 때, 적극적이면서도 실용적인 패션이미지로 분석되었다.

노무현 대통령 영부인 권양숙 여사의 적극적 이미지

노무현 대통령 영부인 권양숙 여사는 직각형 실루엣과 원색에 가까운 선명한 톤의 색상 사용해서 적극적인 패션이미지로 분석되었다.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역동적인 이미지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모던한 실루엣과 화사하고 밝은 톤의 색상을 사용하고 다채로운 디테일 장식 등 적극적이면서도 밝고 화려한 패션이미지로 분석되었다.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며 경제성장에도 기여하는 영부인 스타일

오늘날 영부인은 한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대외적으로 해당 국가의 여성들을 대표하는 유일한 지위와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당대 여성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역할을 하고 패션을 통해 정치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미셀 오바마 효과라는 말이 있다. 퍼스트레이디였던 미셸 오바마 패션이 국민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셸 오바마는 서민들이 즐겨 입는 브랜드의 옷을 멋지게 소화하면서 패션산업 경제 성장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뿐만 아니라 패션을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게 입으면서 개념패션을 선보였다고 평가받는다.
바람직한 영부인의 패션을 통한 이미지정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지위와 역할을 수행하는 영부인의 패션을 통한 이미지정치는 매우 중요하다. 이미지는 국가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상황을 제대로 고려한 상황에서 시대적인 흐름을 제대로 읽고 TPO에 맞게 과하지 않게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지만 국민들의 마음이 한 방향으로 향하고 제대로 움직일수 있기 때문이다. 김건희여사의 향후 영부인으로서의 패션을 통한 이미지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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