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연기가 아쉬운 수영대표팀 "세계선수권에 집중"

한국 수영 사상 첫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호주에서 담금질 중인 수영 국가대표 '특별팀'이 아쉬움을 삼켰다.

올해 9월 예정됐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연기돼 큰 목표 하나가 사라진 탓이다. 하지만 당장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대한수영연맹이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꾸린 특별전략 육성 선수단은 호주 멜버른에서 전지 훈련을 하다 10일 화상회의 방식의 온라인 미디어데이를 하고 그동안의 훈련 내용 등을 소개했다.

연맹은 오는 9월 열릴 예정이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단체전(계영 800m) 금메달을 목표로 국가대표 황선우, 김우민(이상 강원도청), 이호준(대구광역시청), 이유연(한국체대)으로 특별팀을 꾸려 호주 전훈을 진행해 왔다. 이들은 지난달 20일 출국해 호주 대표팀을 이끌었던 명장 이안 포프의 지도를 받고 있다.

선수단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연기된 게 못내 아쉽기만 하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지난 6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개최 연기를 발표했다. 아직 새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황선우는 "훈련하다가 아시안게임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듣고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호준도 "중요한 목표 하나가 없어져 다들 허무하기도 하고 맥도 빠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 아쉬움만 곱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장 다음 달 18일부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한국 수영의 아시안게임 단체전 사상 첫 금메달 도전은 미뤄졌지만,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목표는 아직 남아 있다.

선수들도 아시안게임 연기를 세계선수권대회에 집중할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황선우는 "형들이랑 계속 열심히 훈련하면서 욕심을 내다보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결승 진출을 이룰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호준은 "아시안게임이 연기된 게 좋지만은 않지만, 더욱 경쟁력을 발휘하게 될 기회로 좋게 생각한다"면서 "다 같이 열심히 해 눈에 보일만 한 성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우민은 "준비 잘하고 있었는데 조금 아쉽다'면서도 "시간이 생겨 기록을 단축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유연도 "아시안게임 연기가 많이 아쉽긴 한데 그만큼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열심히 해 단체전 결승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다짐하고는 "세계대회에서 원하는 목표를 이뤄 다음 국제대회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바랐다.

이번 전훈에 동행한 전동현 경영대표팀 코치에 따르면 선수들은 하루에 수영 4시간, 웨이트트레이닝 1시간 등 총 5시간씩 훈련해왔다.

하루에 1만∼1만3천m의 물살을 가른다.

전 코치는 "릴레이 스타트, 턴, 돌핀킥과 각자 영법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재밌게 훈련하고 있다"면서 "포프 감독이 될 때까지, 만족할 때까지 지켜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스타일이라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선수들도 포프 감독의 말을 잘 따르고, 해보려 노력하고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