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티맵 손잡은 KB…카카오와 플랫폼 경쟁

티맵모빌리티에 1000억 베팅

이동·생활밀착 서비스 결합 등
금융·모빌리티 플랫폼 시너지 기대
카카오와 격차 줄이기 주력할 듯
KB금융이 티맵모빌리티에 투자하기로 한 건 모빌리티 플랫폼과 금융 플랫폼 간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빌리티 플랫폼은 내비게이션, 택시호출, 주차 등 ‘이동’과 직접 연관된 서비스뿐 아니라 음식 예약·주문 서비스, 핫플레이스 추천 서비스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빌리티 플랫폼업계 2위인 티맵모빌리티는 지난달 기준 가입자가 약 1940만 명, 월간 사용자(MAU)는 약 1323만 명에 달한다. KB카드, KB캐피탈, KB손해보험 등 KB금융 계열사들이 사용자들에게 플랫폼 내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된 금융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티맵모빌리티 사용자가 KB카드나 KB손해보험 등의 고객으로 유입되도록 다양한 공동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이 ‘넘버원 금융플랫폼’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KB스타뱅킹 플랫폼의 사용자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투자 관점에서도 급성장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에서 2위 사업자의 기업 가치를 함께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티맵모빌리티는 카카오모빌리티보다 한 발 늦게 시장에 진입한 후발주자지만, 내비게이션 1위 티맵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여기에 KB금융의 고객 베이스(3600만 명)가 더해지면 상당한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2025년까지 기업 가치를 4조5000억원으로 높여 증시에 상장한다는 목표다. 티맵모빌리티가 목표대로 상장에 성공하면 KB금융은 80% 가까운 투자 차익을 얻게 된다. KB금융이 비이자 수익 비중을 늘리는 데 적지 않게 기여할 수 있다.모빌리티업계 2위인 티맵모빌리티는 투자 유치를 통해 성장 재원을 확보하는 한편 KB금융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려 1위 카카오모빌리티와의 격차를 줄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티맵모빌리티가 KB금융그룹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경쟁사인 카카오모빌리티 연합군과의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미국 TPG, 칼라일 등 사모펀드(PEF)뿐 아니라 ㈜LG, 구글 등 전략적 투자자(FI)도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계획 중이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약 8조원의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4월 시리즈A 투자 유치에서 어펄마캐피탈과 이스트브릿지가 각각 2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3.99%씩을 확보했다. 전략적투자자(SI)로는 미국 1위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가 있다.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의 우선주 4.13%를 보유하고 있으며,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택시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합작사 우티를 설립했다. 티맵모빌리티는 KB금융그룹의 합류로 도심항공교통(UAM)을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티맵모빌리티와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 규모 격차가 적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하며 순이익 27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410억원 순손실을 냈다. 매출 역시 745억원으로 카카오모빌리티(5465억원)와 차이가 크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KB금융과의 파트너십이 티맵모빌리티가 카카오모빌리티와의 격차를 줄이는 데 적지 않게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시은/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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