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남북정상회담 열린 입장…충분한 사전논의 있어야"(종합)

인사청문 답변…"새 정부, 강경책 아닌 원칙·실용 조화 추진"
"비핵화 전에라도 인도적 지원·그린데탕트 해나갈 것…통일부, 반드시 존치돼야"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0일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간 대화에 열린 입장"이라면서도 "남북정상회담은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권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새 정부 출범 후 남북정상회담 또는 남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의 질의에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등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과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와 같은 유동적이고 엄중한 도발 국면이 소강상태가 되면 적정한 계기에 구체적 방안을 고려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해 새 정부 출범 직후 서둘러 추진할 계획은 없음을 시사했다.

권 후보자는 남북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묻는 민주당 김경협 의원의 질의에도 "상호 신뢰가 형성되고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강경정책이 아닌 원칙과 실용의 유연한 조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힌 권 후보자는 "현재와 같은 남북대화 단절과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상황을 정상화해 원칙 있는 남북관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도발에는 원칙 있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고 안정적 상황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면서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건의료, 코로나 등 북한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추진할 것"이라면서 "비핵화 이전에라도 인도적 지원, 남북 그린데탕트 등 할 수 있는 부분을 해 나가면서 상황에 따라 실용적 접근을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를 끌어낼 해법을 묻자 "상호 예측가능한 단계별 비핵화의 큰 틀을 만들어 실질적 비핵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서는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북한의 비핵화 부분이 더 실용적으로 강화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북한 도발이 지속되는 현 한반도 정세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며 "앞으로 제반 여건이 성숙화된 단계에서 검토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개성공단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협상과 합의이행 정도에 맞춰 검토해 나갈 수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개성공단 대량 현금 이전문제를 충분히 해소한다면 일부 제재 면제를 추진해 공단 재개 여건을 조성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 추진에 대해서는 "남북한간 최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라면서 "취임하면 이산가족의 전면적 생사확인과 대면·화상상봉 정례화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입장을 묻자 권 후보자는 "개인적으로는 반대 입장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법률로 규제하는 것에 대한 많은 우려와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한때 불거졌던 '통일부 폐지론'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헌법이 규정하는 통일지향과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 추진하기 위한 전담 부처로서 통일부는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며 "통일부만이 담당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과 임무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주중대사를 역임한 권 후보자는 "미중간 전략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잦은 도발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어렵지만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평화 공동번영을 위해 한중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