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마스크 벗은 관광객들…불타는 여름 준비하는 로마

방역 규제 완화에 관광객들 속속 귀환…팬데믹 이전 활기 되찾아
'영원의 도시', '2천700년 역사의 고도' 이탈리아 로마가 2년 넘게 이어진 가혹한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고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팬데믹 원년인 2020년은 물론 봉쇄의 여진이 지속했던 작년의 침체한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전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대거 돌아오면서 팬데믹 이전의 활기가 느껴지는 5월입니다.
여름 성수기가 한참 멀었음에도 트레비 분수·스페인 계단·판테온·캄피돌리오 광장·바티칸 성베드로 광장 등 유명 관광지는 벌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입니다. 시내 곳곳에 빼곡히 들어선 음식점 야외 테이블도 빈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시내 중심가 르네상스·바로크 양식 건축물 사이 좁은 골목길에선 영어·독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다양한 외국어가 들려옵니다.

지난 2년간 볼 수 없었던 한국인 단체 관광객도 간혹 눈에 띕니다.
이탈리아 정부의 방역 완화 조처로 관광객들은 한층 자유롭게 로마를 돌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달 1일(현지시간)부터는 관광객들에게 족쇄처럼 느껴진 면역증명서, 이른바 '그린패스' 제도도 사실상 폐지됐습니다.

이제는 음식점이나 박물관·미술관에 입장할 때 프린트물 혹은 휴대전화에 저장된 그린패스를 찾아 보여줘야 하는 불편이 사라졌습니다.
마스크 착용의 답답함에서 한층 자유로워진 것도 큰 변화입니다.

1일부로 음식점과 바, 일반 상점, 쇼핑몰, 박물관·미술관 등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데 따른 것입니다.

지난 2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이은 추가 조처입니다.
실제 지금은 로마 거리에서는 마스크를 쓴 관광객 또는 현지 시민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일이 됐습니다.

로마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팬데믹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로마의 일상 회복은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로마시 문화재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0∼30일 시내 박물관·미술관·유적지 방문객은 6만5천430명으로 팬데믹 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방문객 수(6만2천943명)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한정된 기간이지만 매우 의미가 큰 통계로 받아들여집니다.
현지에서는 정부의 방역 완화 조처를 따르는데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시민들도 물론 있습니다.

이는 특히 고령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집니다.

거리에서 간혹 눈에 띄는 마스크 착용자 대부분은 70∼80대 고령자들입니다.

정부도 방역의 근간인 마스크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은 뒤로 미뤘습니다. 안전 거리 유지가 어려운 버스·지하철 등 각종 대중교통과 실내 밀집 공간인 영화관·오페라 극장 등은 내달 15일까지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유지됩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