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라 부르던 뇌병변장애인 7개월 성폭행한 40대 활동지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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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스스로 노트북 이용해 범죄 증거 녹화해 고소40대 활동지원사가 50대 뇌병변장애인을 몇 달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운데 장애인 인권보호단체들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강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은 10일 춘천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뇌병변장애인을 7개월간 성폭행하는 등 인면수심 범죄를 저지른 활동지원사를 엄벌하라"고 촉구했다.이들 단체에 따르면 뇌병변장애 1급인 A씨(51)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활동지원사 B씨(49)로부터 성폭행과 폭행 등을 당했다.
B씨는 A씨를 처음 만난 1~2주간은 A씨를 형이라고 부르며 살갑게 일상을 도왔지만 이내 본색을 드러냈다. A씨는 범죄 증거를 잡기 위해 노트북 카메라를 이용해 B씨의 성폭행과 폭행 장면을 모았고, 이를 토대로 B씨를 고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장애인 유사성행위와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조사 과정에서 A씨를 폭행했던 사실도 드러나면서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도 추가 기소됐다.B씨는 증거가 제출된 범행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일부 혐의는 계속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 단체 측은 "지난해 10월 시작된 재판은 아직 1심도 끝나지 않은 채 긴 시간 진행되고 있다"면서 "장애인의 일상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사가 오히려 장애인을 일상에서 괴롭히는 상황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판부의 엄중한 판단을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B씨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A씨는 피해 사실을 직접 증언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