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김병관 출마 분당갑 보선은 '벤처신화 주역'간 대결

9일 나란히 예비후보 등록…분당 재정비·8호선 판교연장 해법에 관심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벤처신화 주역'간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지난 10일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분당갑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일 이 선거구에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병관 전 의원을 공천한 바 있다.

두 후보는 지난 9일 나란히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 및 공동정부 구성에 합의하고 인수위원장으로서 새 정부 국정과제 밑그림을 그린 안 후보는 IT 정보보안 기업 '안랩' 창업자로, IT산업 1세대이자 창업벤처 1세대로 꼽힌다.

분당갑은 안랩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김 후보는 역시 선거구 내 판교에 있는 게임업체 '웹젠'의 이사회 의장 출신이다.20대 총선 때 민주당의 '인재 영입 2호'로 선거에 나서 국회에 입성, 민주당 최고위원과 전국청년위원장 등을 지냈다.

재선에 도전한 21대 총선에서는 같은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전 의원에게 0.72%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벤처 신화'를 이룬 두 후보는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를 포함하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격돌하게 됐다.이에 따라 두 후보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지역구 내 IT산업, 나아가 국내 관련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공약을 내놓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이 선거구에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특혜 의혹으로 뜨거운 이슈가 됐던 '대장동'이 있어, 이와 관련한 공방도 예상된다.

이밖에 이 지역의 핵심 현안인 '1기 신도시, 분당 재정비', '지하철 8호선 판교 연장' 등에 대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안 후보는 지난 8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분당갑은 제게 제2의 고향이고, 제 분신이나 마찬가지인 안랩이 있는 곳"이라며 "IT산업 1세대이자 창업벤처 1세대 신화의 주인공으로서 분당의 미래 가치를 더 확장하고 도약시킬 수 있는 최고 적임자"라고 말했다.

지역 현안과 관련해선 "분당의 광역철도망을 비롯한 교통망을 대폭 확충하고, 1기 신도시 분당의 가치를 높이는 재건축을 위한 용적률 상향 및 리모델링 등 대규모 정비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맞서는 김 후보는 지난 9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후보를 떴다방 정치투기꾼으로 규정한다"며 "이번 선거가 안 후보의 마지막 선거가 되도록 하겠다"고 안 후보 출마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병관의 삶은 분당·판교와 함께 했다"며 "새로운 미래로 향하는 '분당·판교의 뿌리 깊은 나무' 저 김병관을 선택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분당갑은 2016년 20대 총선 때 민주당 김병관 후보가 승리한 것을 제외하고 20여 년간 각종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의 정당이 당선된 지역이다.

두 달 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지지표가 많았다.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경기도에서 45.62%를 득표해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50.94%)에 5.32%포인트 뒤졌지만, 분당구에서는 12.56%포인트(윤 당선인 54.58%, 이 고문 42.02%) 앞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