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노비오, 코로나 DNA 백신 3상 중단…한국계 조셉 김 대표 물러나
입력
수정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부스터샷 개발 집중이노비오 파마슈티컬스(Inovio Pharmaceuticals)는 10일(미국 시간)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 DNA 백신 ‘INO-4800’의 임상 3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략적인 우선 순위에 따라 글로벌 3상인 이노베이트(Innovate)를 중단하고, INO-4800을 추가 접종용(부스터샷)으로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조셉 김 박사(사진)가 이끌어온 이노비오는 나스닥 상장사다. 2020년 코스닥 시장에 2차 상장을 시도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 바이오 기업이다. 김 박사는 코로나19 유행 초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백신 관련 전문가 백악관 회동에도 참여하며 유명세를 탔다. 이날 이노비오는 김 박사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재클린 시어 박사가 이 자리에 오른다고 밝혔다.이노비오는 협력사인 애드백신과 함께 INO-4800을 ‘이종 부스터’로 사용했을 때 T세포 면역반응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노비오는 중국 바이오 기업인 애드백신과 지난해 1월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노비오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불활성화한 백신을 2회 접종한 267명의 참가자에게, 3~5개월 후 INO-4800을 접종했다. 이들은 6개월 후 T세포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이 6.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INO-4800 대신 불활성화한 백신을 부스터샷(3차 접종)으로 맞은 참가자들의 T세포 반응은 1.7배 증가에 그쳤다. 데이비드 리보위츠 감염병 치료제 임상개발 부문 부사장은 “오미크론을 포함한 2종의 우려변이(variants of concern)에 대한 T세포의 면역 반응이 줄어드는 일 없이 꾸준히 유지됐다”며 “INO-4800이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위중증 진행률과 입원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에 따르면 불활성화 백신으로 기본 접종을 마친 참가자들에게 6개월 후에 INO-4800 2mg을 투여했을 때 가장 높은 효과가 나타났다.
이날 이노비오는 코로나19 백신 및 부스터샷 외에도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치료 후보물질 ‘VGX-3100’의 품목허가 일정이 연기될 것이라 했다. 제프리 스콜닉 항암제 임상개발 부문 부사장은 “VGX-3100의 상업화 및 승인을 위해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와 관련한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FDA는 글로벌 임상 3상 ‘리빌2(REVEAL2)’를 허가 목적이 아닌 탐색임상으로 활용해 VGX-3100가 효과를 보이는 바이오마커 양성 집단을 확정하고 효능을 재평가하는 방법을 이노비오 측에 제안했다. 이노비오는 REVAL2를 끝까지 수행한 뒤 FDA의 제안대로 바이오마커 양성 집단에 대한 추가 분석을 진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품목허가 신청이 목표였던 계획은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이노비오의 주가는 조셉 김 전 대표가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백악관을 방문한 2020년 3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3개월 뒤인 6월 26일 29.98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하락하고 있다. 간밤 2.49달러로 장을 마쳤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엔 DNA 백신 개발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으나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가 신속히 백신을 내놓으면서, 1·2차 시장에서 사실상 밀려나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