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尹정부 '영끌 추경'…국채발행 없이 '33조+α'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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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추경 속도전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11일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 등을 활용해 ‘33조원+α’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히면서 물가 급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대규모 추경을 뒷받침할 만큼의 초과 세수가 가능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고물가 상황에도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돈풀기’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기획재정부가 초과 세수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손실보상액 축소 역풍 불자
尹 공약대로 선회 … 규모 커져
초과세수·지출조정 등 총동원
정부 '돈풀기'가 물가 자극할라
민주당 "초과세수 53조 활용?
나라살림 흔드는 심각한 오차"
선거용 추경 아니냐 비판 거세
○선거 3주 전 ‘초대형 추경’ 발표
정부는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최소 600만원 이상을 지급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추경안을 1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뒤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추경안엔 코로나19 손실보상 보정률 인상(90%→100%), 저소득층·취약계층 대상 긴급생활지원금 지원, 여행업·공연전시업·항공운수업 등에 대한 지원 등이 포함된다. 국민의힘은 각종 지원대책을 감안하면 추경 규모는 33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당초 기재부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추경 규모 축소를 검토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때 내걸었던 공약(최소 600만원 이상 손실보전) 이행을 강조한 데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외에 취약계층 긴급생활자금 확대(75만원→100만원) 등이 추가되면서 추경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추경 속도전’을 펴면서 당장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윤 대통령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각각 수석비서관회의와 취임식에서 “물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과 부총리가 물가가 걱정된다고 말해놓고 초대형 추경을 추진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선거용 추경’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추 부총리도 문재인 정부가 추경을 추진할 때마다 야당 의원 자격으로 이를 비판했다.
○53兆 추가 세수에 정치권 공방
추경에 필요한 재원을 초과 세수 등으로 마련하겠다는 당정 발표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추경 재원 조달을 위한 적자국채 발행은 없다”며 “올해 세수를 추계하면 법인세가 많이 걷힐 것 같고, 양도세와 근로소득세 등 추가적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추가 세수 규모는 53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경을 하고 약 8조원이 남는데, 이를 국채를 상환하는 데 쓰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고 덧붙였다.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내놨다. 지난해 60조원 규모의 세수 오차가 발생해 논란이 벌어진 뒤 반년도 지나지 않아 올해 또 50조원 이상의 초과 세수가 발생한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작년에 고무줄처럼 세수가 늘어나고, 또 늘어나서 거액의 세수가 과소 추계된 것으로 결론났다”며 “오늘 또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을 보니 상당히 충격”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정부가 적자국채 발행과 국가채무 확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초과 세수 규모를 과도하게 높여 잡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도병욱/정의진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