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물가 제일 문제…구두 밑창 닳도록 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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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석비서관 회의 주재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지금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제일 큰 문제가 물가”라며 대책 마련을 거듭 지시했다. 북한의 핵실험 재개 움직임 등에 대해선 “안보뿐 아니라 국정의 다른 부분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 세밀하게 모니터하고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각종 지표 면밀히 챙겨야"
물가 안정 대책 거듭 지시
참모진에 '업무 소통' 강조
尹, 국무회의 개의 정족수 맞추려
12일 박진·이상민 장관 임명할 듯
윤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를 맞은 이날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참모들에게 “어려운 경제 상황이 정권 바뀐다고 잠시 쉬어주는 것이 아니다”며 “구두 밑창이 닳도록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은 허리가 휘는 민생고에 늘 허덕거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경제에 관한 각종 지표들을 면밀하게 채우면서 물가 상승의 원인과 억제 대책을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국제 원자재 값이 요동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특히 밀 가격이 폭등해 식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에 따라 산업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안보 상황이 만만치 않다”며 “(북한의) 핵실험 재개 등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보뿐 아니라 국정의 다른 방향에 영향을 줄지 세밀하게 모니터하고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참모진에겐 소통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참모는 정무수석, 경제수석, 사회수석, 안보수석이라고 해서 업무가 법적으로 갈라지는 게 아니고 다 함께 공유하는 것”이라며 “비서관, 행정관, 수석비서관들이 이 방 저 방 다니며 다른 분야의 업무를 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또 “그야말로 정말 구두 밑창이 닳아야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정무·사회·경제·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국가안보실 1·2차장, 정책조정비서관, 기획비서관, 총무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정부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손실보상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정족수를 맞추기 위해 회의 개최 직전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회의를 개의하려면 대통령을 포함해 총 11명의 국무위원이 참석해야 하지만, 윤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위원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해 총 7명에 그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장관 후보자 5명 중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를 우선 임명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다음달 1일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정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인사를 늦추기가 어렵다고 윤 대통령이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내부에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임명도 거론되지만, 여론을 좀 더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정호영 후보자의 경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임명 강행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추경 편성이 시급한 만큼 어떤 방식으로 국무회의를 열지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축하를 위해 방한한 각국 외교사절을 잇달아 접견했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 5층 접견실에서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 조지 퓨리 캐나다 상원의장을 차례로 만나 양국 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어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총재 겸 아람코 회장을 비롯한 사우디아라비아 사절단과도 회동했다.
좌동욱 기자/김인엽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