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마지막 총리 김부겸, 尹정부 출발 돕고 363일 임기 '마침표'

文정부 첫 행안부 장관, 총리 임기 내내 '코로나 대응' 주력
'용산 집무실 이전' 신·구 권력 충돌 때 중재역
김부겸 국무총리가 11일 밤 12시를 기해 물러난다.이낙연·정세균 전 총리에 이은 문재인 정부 세 번째이자 마지막 국무총리다.

작년 5월 14일 취임해 이날까지 363일간 자리를 지켰다.

김 총리는 2017년 6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으며 국무총리로 한 차례 더 내각에 들어왔다.김 총리는 임기 시작부터 코로나19와 함께했다.

취임 첫날 출근하자마자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

이때부터 이달 6일까지 총 94차례 중대본 회의를 주도했다.그는 마지막 중대본 회의에서 "온 국민이 고통과 불편을 감내하면서 한마음으로 참여해 이뤄낸 방역의 성과를 근거도 없이 우리 스스로 폄훼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총리는 '협치형', '통합형' 정치인으로 불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험지인 대구 수성갑에서 당선되는 등 대구·경북(TK) 지역에서 활약해 지역주의 극복과 통합의 상징으로 불렸다.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문제 등으로 신구 권력간 충돌이 빚어지며 윤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회동이 표류하던 시점에 윤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하고 물밑 조율을 시도하는 등 만찬 회동 성사 과정에서 가교역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전 정부 마지막 총리로서 다음 정부의 문을 열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요원한 가운데 김 총리는 새 정부 출범 후 이틀간 더 자리를 지키며 장관 7명의 임명을 제청했다.

김 총리는 퇴임 후 거취를 묻는 말에 여러 차례 정치에는 복귀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월 "요즘 총리 임기가 끝나면 무슨 일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저나 제 집사람이나 '아이고, 이제 정치에 단내가 납니다', '그동안 욕도 그만큼 먹었으면 됐지, 뭐 또 하겠나'라고 답한다"고 했다.

김 총리는 보호 종료 아동, 자립 준비 청년을 돕는 일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이달 3일 세종 공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는 "현재는 보호 종료 아동, 자립 준비 청년에 사회적인 관심을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제 결심을 존중해 달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총리 취임 이후 자신의 옛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에 있는 아파트를 팔고 거주 목적으로 경기도 양평군의 땅을 샀다.

현재 양평 주택은 공사 중이다.

김 총리 내외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전세 아파트에 당분간 거주하다 양평으로 이주할 계획이다.김 총리가 이처럼 현실정치 복귀에 선을 긋고 있지만 향후 민주당 여건 등 정치 상황에 따라 역할론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