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조주빈, 피해자 새끼손가락 인증 강요한 이유

조주빈 "내 피해자임을 알리려고 했다"
조주빈 /사진=연합뉴스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26)이 피해자들에게 새끼손가락 인증을 하게 한 이유가 자신의 노예임을 인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방송되는 채널A ‘블랙: 악마를 보았다’에서는 직접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수십 개의 채팅방을 통해 이를 유포해 2020년 봄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박사방' 조주빈을 다룬다.조주빈은 여성 피해자들의 신분증과 통장 등 획득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피해자들이 자신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도록 협박했다. 조주빈은 피해자들을 ‘노예’라고 부르며 성착취 영상물마다 새끼손가락을 들어올리는 포즈를 취하게 했다.

‘노예’라는 충격적인 단어에 최귀화는 “어떻게 노예라는 단어를 쓸 수 있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말도 안 되게 폭력적인 단어”라며 “실제로 채팅방 참여자들에겐 ‘이 노예는 약점이 잡혔으니 절대 신고하지 못한다. 얼마든지 당신의 성적 환상을 쏟아내도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조주빈의 악랄함을 설명했다.

또 권 교수는 “법정에서 조주빈은 그 포즈에 대해 ‘저의 피해자임을 알리려고 했다’고 말했다”며 “피해자를 통제하며 우월 의식을 느꼈고, 자신의 행동을 범죄가 아니라 어떤 새로운 문화 창출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블랙: 악마를 보았다' /사진=채널A
조주빈이 피해자를 ‘돈’ 또는 ‘물건’으로만 생각했다는 증거는 ‘노예 인증’뿐이 아니었다. 장진 감독은 “조주빈은 피해자의 신상이 기록된 ‘대백과사전’이란 자료를 만들어 여성을 상품처럼 묘사하고 조롱했다”며 “이 ‘대백과사전’에는 피해자의 출신 학교와 SNS 주소 등 민감한 개인 정보가 있었다”고 말해 분노를 유발했다.

게스트 미연은 조주빈이 직접 올린 글에 ‘박사의 작품에는 스토리가 있고, 배우의 열정이 있다’고 적힌 것을 보고 “피해자들을 ‘배우’라고 지칭한 건가요?”라며 참담해 했다.

성착취물을 통해 여성들을 ‘노예’로 삼은 극악무도한 범죄자 조주빈이 내면에 품었던 상식 밖의 생각들과 끔찍한 범행은 13일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채널A 범죄다큐스릴러 ‘블랙: 악마를 보았다’에서 공개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