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 음성번역기 활용 수업 가보니…“외국인 유학생 수업 이해도·참여도 상승”

12일 오전 목원대 인문대학 2층 어학전용강의실에서 원은석 교수(오른쪽)가 음성번역기를 사용해 한 베트남 유학생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목원대 제공
12일 오전 목원대학교 인문대학 2층 어학 전용 강의실.

스톡스 대학 원은석 교수가 30명의 내국인 학생과 2명의 베트남 유학생을 대상으로 영어강의를 진행하고 있었다.“지난주에 설명했던 과제를 앞으로 제출해주세요.”

원은석 교수가 마우스에 대고 우리말로 말하자 강의실 중앙모니터 하단에 베트남어로 번역된 자막이 올라왔다.

이날 강의에는 28개 언어로 동시 번역이 가능한 음성 번역기가 사용됐다.사용자가 컴퓨터 마우스 모양의 음성번역기에 통역 버튼을 누르고 말하면 기계가 음성을 인식한 뒤 번역한 결과를 문자로 제시해 줬다.

강의 도중 한 베트남 유학생은 궁금한 내용을 음성 번역기에 대고 베트남어로 질문했고, 원은석 교수는 우리말로 번역된 자막을 본 뒤 음성 번역기를 이용해 질문에 답을 해줬다.

베트남에서 목원대로 유학을 온 국제예술산업 학부 1학년 A씨는 “한국어나 영어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음성 번역기가 번역해 준다”며 “번역의 정확도가 체감상 80% 이상이어서 강의를 듣는 데 큰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목원대 스톡스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음성 번역기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어 화제다.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수업 이해도와 참여도를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음성 번역기 도입을 시범적으로 추진한 원은석 교수는 자신의 강의에서 번역기를 활용해 외국인 유학생의 학습 참여도와 학습 역량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그는 아이플라이텍(iFLYTEK)으로부터 음성 번역이 가능한 인공지능 마우스 30대를 기증받아 이번 학기 강의부터 활용하고 있다.

원은석 교수는 현재 한국 학생과 유학생 간 서로 소통하며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그룹 상호작용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번 학기 강의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소감문, 인터뷰 및 성취도 테스트 등을 통해 번역기를 활용한 수업의 효과성을 분석할 예정이다.

원은석 교수는 “번역기가 외국인 유학생의 언어장벽을 해결할 수 있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유학 초기에 겪는 어려움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생의 경우 언어장벽으로 인해 실습이나 체험 등 비교적 쉬운 과목으로 강의 선택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번역기를 잘 활용하면 강의 내용을 깊게 이해해야 하는 과목까지 유학생의 선택을 넓혀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은석 교수는 이어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로서도 각각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유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상대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며 “음성 번역기의 활용이 교습자의 수업 운영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은석 교수는 디지털콘텐츠와 디지털자산 전문가로 국제 디지털자산위원회(IDAC)를 설립했다.

다양한 기술과 디지털콘텐츠를 교육에 접목하는 연구를 오랫동안 수행해 왔다.

그는 교육용 게임을 기획해 교육에 접목하는 G러닝 연구에 참여했다.

또 팟캐스트(청취형 오디오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이를 활용한 인성교육과 영어교육 효과성을 분석했다.‘알고리즘 리터러시’라는 개념을 텍스트 번역기의 활용성을 높이는 연구를 수행하고,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