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탄산부족에 관련 산업 셧다운 위기…"2년새 가격은 배로"

유가 급등·석유화학업체 플랜트 정비 영향에 공급부족 심화
중소탄산가스업계, 대기업·정부에 대책 마련 요청
고유가와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으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탄산가스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소 탄산가스업계는 탄산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와 공급사 등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탄산 부족으로 인해 관련 업계는 생산 차질에 직면했다"며 "국내에는 태경케미컬, 선도화학, 창신화학, 동광화학, SK머티리얼즈리뉴텍 등의 탄산 제조사가 있으나, 현재 어느 한 곳도 탄산을 제대로 출하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연합회에 따르면 탄산은 탄산음료 등 식품뿐 아니라 반도체, 철강, 조선, 의료, 폐수처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원료로 주로 석유화학제품 제조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된다. 연합회는 국제 유가가 치솟자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3∼6월 플랜트 정비에 나섰고, 이로 인해 석유화학제품의 부산물인 탄산 발생량이 크게 줄어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합회는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소 제조 시 나프타 대신 천연가스를 이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탄산 발생량이 5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것도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연합회는 국내 탄산 생산능력이 월 8만3천t(톤)에서 이달 2만4천470t, 다음 달 1만5천430t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탄산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여름철 드라이아이스와 탄산음료 소비가 증가하면서 탄산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2년간 탄산 가격은 배 이상 오른 상태다.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의 심승일 회장은 "탄산 부족 현상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정부와 업계가 나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5∼6월 플랜트 정비를 계획하는 석유화학사는 정비 일정을 조정하고, 유통배송업체 등은 드라이아이스를 얼음팩으로 대체하는 등 산업 보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