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에 스매싱 라켓을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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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를 날다, 테니스
그래픽=허라미 기자
테니스는 저항의 운동이다. 상대의 전술에, 바람과 중력에, 공이 날아오는 속도와 방향을 반대로 거슬러야 이기는 게임이다. 그래서 공격 본능을 지닌 인간이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렇게 꾸준히 열광했는지 모른다.

테니스는 짜릿하다. 날아온 공이 정확히 라켓의 스위트 스폿에 맞아 원하는 위치에 꽂히는 순간, 그 소리가 주는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내 몸 안에 숨어 있던 ‘타격 본능’을 깨운다. 10분만 뛰어도 온몸은 땀에 젖고, 숨은 가쁘게 차오른다.몸과 머리가 공평하게 바쁜 운동이기도 하다. ‘귀족 스포츠’로 알려져 있지만 코트 위 랠리는 누구에게나 전쟁이다. 1~2초 사이 나에게 날아온 공을 되받아치기 위해 재빠르게 몸을 움직이고 머리로 전략을 구사하는 그 짧은 시간. 테니스 코트 위에 서면 다른 생각은 절대 떠오를 수 없다.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정했다면 동작은 거침없이 폭발적이어야 한다. 모든 순간 모든 샷을 빠르게 계산하고 쳐내야 하는 1세트 6게임. 아주 미묘한 순간의 상대 심리를 파악하고, 나의 욕망을 조절해야만 결국 웃을 수 있다.

테니스는 5세 때 시작해 100세까지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렇다고 결코 쉽게 볼 수 없다. 랠리를 펴기까지 최소 4~6개월은 수련하듯 연습해야 한다. 아주 섬세하게 스윙을 조절해 스핀을 완성했을 때의 강렬한 성취감, 너무 쉬워 보였던 공을 순간적인 실수로 넘기지 못했을 때의 아쉬움, 정확히 깊게 들어간 완벽한 서브의 아찔함, 때론 나조차 믿기지 않는 강력한 스매싱의 쾌감까지…. 그 정복과 좌절의 과정이 반복되며 테니스는 오늘도 우리를 코트 위로 이끈다. 공을 주고받으며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동안 네트 너머의 상대방은 자연스럽게 나의 인생 친구가 되기도 한다.

테니스에는 시나리오가 없다. 그 옛날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이렇게 말했다. “테니스는 광기와 같다. 항상 같은 일을 하고 다른 결과를 기대한다.”

김보라/정소람/김진원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