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상사태'에도 미사일 쏜 北…尹정부 "주민 생명 외면한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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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들어 첫 무력도발북한이 12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아 올린 지 닷새 만이다. 북한이 이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 공개하자 당분간 내부 방역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곧바로 미사일을 쏘며 무력 시위에 나섰다.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 발사
北, 코로나 감염자 발생 첫 인정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 발생"
김정은, 전국 모든 시·군 봉쇄 지시
동해상으로 3발 발사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6시29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16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비행거리는 360㎞, 고도는 약 90㎞로 탐지됐다. 속도는 마하 5였다. 군은 이날 포착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초대형 방사포로 판단하고,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측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심각한 도발”이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발사 직후 대통령실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위기관리센터에서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김 실장을 비롯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신인호 2차장 및 안보전략·외교·통일·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국가안보실은 회의 직후 “코로나19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탄도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북한의 이중적 행태를 개탄한다”며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보여주기식 대처보다는 안보 상황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통해 실질적이고 엄정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평양에서 다수 확진자 발생
북한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석하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정치국회의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북한이 코로나 확진 사실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정치국은 “2020년 2월부터 오늘에 이르는 2년3개월에 걸쳐 굳건히 지켜온 우리의 비상방역전선에 파공이 생기는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비상방역지휘부에서는 지난 5월 8일 수도의 어느 한 단체의 유열자(발열자)들에게서 채집한 검체에 대한 엄격한 유전자 배열 분석 결과를 심의하고 최근에 세계적으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BA.2와 일치하다고 결론하였다”고 전했다.
북한은 확진자 발생에 따라 국가방역체계를 ‘최대 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정은은 “전국의 모든 시·군이 각자 지역을 ‘봉쇄’하고 사업·생산·생활 단위별로 ‘격폐’된 상태에서 사업과 생산 활동을 할 것”을 주문했다.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사일 발사 계획이 예정됐더라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연기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북한은 이를 감행했다”며 “핵실험을 포함한 계획을 일정대로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예상했다. 북한이 무력 시위를 이어가더라도 국제사회에 백신이나 치료제를 지원해달라고 도움을 청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북한은 그동안 ‘코로나19 청정국’을 자처하면서 국제 백신 공동 구입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가 배정한 백신도 수용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인도적 지원 준비에 나섰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제재와 상관없이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