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덜 떨어진 인플레, 긴축+침체 공포↑

11일(미 동부 시간) S&P500 지수는 다시 400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변동성도 매우 컸습니다. S&P500 지수의 최근 하루 거래 폭은 거의 매일 100포인트(2.5%)에 달합니다. 나스닥의 경우 이날 장 초반 1.5% 떨어지던 걸 다 복구하고 1% 가까이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큰 폭 내림세로 마감했습니다.

아침 8시 30분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CPI)가 월가가 희망한 것만큼 떨어지지 않은 게 이날의 원흉이었습니다. CPI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① 정점은 찍었지만, 하락 폭 실망

헤드라인 수치는 전년 대비 8.3%,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 수치는 6.2%로 발표됐습니다. 지난 3월(8.5%, 6.5%)보다는 소폭 떨어졌지만, 월가 예상치 8.1%, 6.1%를 웃돌았습니다. 또 전월 대비로는 각각 0.3%, 0.6% 상승해 예상치 0.2%. 0.4%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예상대로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2.7% 떨어졌습니다. 휘발유 가격은 -6.1%나 내렸죠. 에너지 가격이 헤드라인 수치에서 0.3%포인트를 떨어뜨렸습니다. 음식 가격은 0.9% 급등했습니다. 고기 계란 등 집에서 먹는 음식물이 1.0% 상승했고 외식비가 0.6% 상승했습니다. 월가가 주시한 것은 전월 대비 근원 물가였습니다. 전쟁 등의 영향으로 급등한 에너지, 음식료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달보다 정확히 0.57%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월에 0.3% 상승했던 것보다 두 배가량 오른 것이고 4개월 내 가장 큰 폭입니다. 이를 12개월 연율로 환산하면 7.0%에 달합니다. 연준(Fed)의 목표 2%와는 차이가 현격합니다.

월가에서 가장 높게 본 곳이 모건스탠리와 제프리스, UBS 등인데 모두 0.5% 상승을 예측했습니다. 이보다 높았습니다.
② 상품 물가 하락…신차는 상승상품 물가는 -0.3%로 상품에서 서비스로 수요가 전환되는 상황을 잘 보여줬습니다. 중고차가 4월에도 0.4% 내리면서 석 달 연속 하락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23%나 오른 상태여서 앞으로도 몇 달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차는 1.1%나 올랐습니다. 의류도 -0.8% 떨어졌습니다.

상승한 신차 가격에 대해선 논란이 있습니다. 노동부는 이달부터 신차 가격 통계를 내는 데 JP파워의 자료를 씁니다. 기존 소비자권장가(MSRP) 기준에서 실제 딜러가 판매한 가격을 기준으로 통계를 낸 것입니다. 최근 신차가 모자라 차들이 MSRP보다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으므로 더 높게 집계가 됐을 겁니다. 통계적 이유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일본 도요타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2022년 원자잿값·물류비 상승 등으로 순이익이 21%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신차 가격은 계속 오를 수도 있습니다.
③ 서비스 물가 상승…항공료 급등상품 물가가 내린 이상으로 서비스 물가가 급등했습니다. 한 달 새 무려 0.8% 치솟았습니다. 가장 눈에 띈 건 여행 물가입니다. 경제 재개로 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항공료는 한 달 만에 18.6% 폭등했고, 호텔비도 2.0% 상승했습니다. 렌터카 비용도 0.8% 올랐습니다. 월가 예상이 가장 빗나간 부분이 항공료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았던 이유는 비행기 표가 훨씬 더 비싸졌기 때문"이라며 "항공료는 우리가 예상했던 5.5% 상승을 훨씬 웃돌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항공료를 제외하면 월별 인플레이션의 기본적 추세는 작년 11월부터 나타난 월 0.5% 상승 수준에서 대체로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항공료 등 교통비가 오른 데는 폭발한 여행 수요도 있지만, 유가 상승이 배경으로 지적됩니다. 월가 관계자는 "유가 상승은 교통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유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교통비는 더 오르면서 근원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④ 걱정되는 주거비, 끈질긴 오름세

주거비의 경우 0.5% 상승했습니다. 주거비 중 렌트가 0.6% 올랐고, 집주인의 등가임대료(OER)는 0.5% 상승했습니다. 렌트는 198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OER은 2006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현재의 상승 추세와 CPI 통계에 시차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수치는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주거비는 CPI에서 32%, 근원 CPI에서 41% 비중을 차지합니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계속 뜨겁게 달릴 가능성이 큰 이유는 주거비 때문"이라며 "모든 물가가 낮아져도 주거비가 지금 수준으로 오른다면 이것만으로 2%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라고 말했습니다.
CNBC의 릭 산텔리 채권 평론가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매우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점 부근에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 문제는 정점이 아니라 '얼마나 끈끈한가'이다. 물가는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CPI 발표를 앞두고 이번 주 금리는 상승세를 멈추면서 전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 아래로 떨어졌었습니다. CPI가 4월 정점을 찍고 이제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10년물 금리는 연 2.94% 수준에서 3.05%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2년물의 경우 2.59%에서 2.73%까지 뛰었습니다. 기준금리를 더 강하게 올려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입니다.
1% 안팎 상승하던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오전 9시 30분 0.2~0.8% 수준의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실망스럽긴 하지만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한다. 여름부터는 기저효과도 매우 커진다"라면서 Fed가 오는 6월, 7월에 50bp 인상 계획을 유지할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그러나 "문제는 주거비 등 때문에 하락 속도는 느릴 것이고, Fed가 이를 빨리 떨어뜨리려면 더 강하게 대처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CPI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게 최우선 순위"라면서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주요 역할은 연준에서 시작된다. Fed가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의 최대 위협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일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Fed에 더욱 강한 압력을 가합니다. 애틀랜타 연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한다면 금리를 ‘더 많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언스트앤드영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하락으로 인해 전년 대비 물가는 살짝 둔화됐다. 하지만 가격 압력이 주거비, 식품, 의료비, 레저 및 접대 등 더 넓은 서비스 기반으로 퍼지고 있다"라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은 찍었지만, 연말까지 둔화하는 속도는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린이코노믹스에 따르면 1998년부터 집계된 95개의 CPI 구성요소 중 63%가 전년 대비 6% 이상 상승했습니다.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끈질기게 유지될 것이고 수요도 견실해 보이기 때문에 Fed는 앞으로 몇 달간 더 확고한 의지로 긴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씨티는 "높은 물가는 더 높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더 매파적 연준으로 나타날 위험이 크다. 우리는 적어도 다음 세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 인상을 예상하며, 그 이후에도 50bp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6월 75bp 인상 가능성에 대한 베팅은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6월과 7월에 50bp 인상에 이어 9월에 또다시 50bp 올릴 것이란 베팅이 늘었습니다.
게다가 유가는 또 오르고 있습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5.95달러(6%) 오른 배럴당 105.7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우크라이나 가스관 가동 중단 사태로 에너지 공급 불안이 주목받은 데다, 중국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수가 3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오른 겁니다. 우크라이나 가스관은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가스의 3분의 1을 맡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측은 각각 서로의 탓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동안 몇 시간 정도 가스 공급이 중단된 적은 있지만, 예고도 없이 며칠 중단된 적은 별로 없습니다. 미국의 천연가스도 이날 3% 올랐고, 올 한 해 9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알리안츠투자은행의 찰리 리플리 선임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은 정점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많은 영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데는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인플레이션은 어떤 식으로도 정점에 이르렀다. 팬데믹이 사라지고 러시아 침공의 여파가 감소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거나, 아니면 Fed가 경기를 침체에 빠트려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쟁이 끝나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된다면 모두가 행복할 것입니다. 문제는 후자의 경우입니다. Fed가 기준금리를 급하게 올려 경기를 침체에 몰아넣는 식으로 물가를 잡게 된다면 금융시장은 망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준금리 움직임을 반영하는 2년물은 온종일 상승세를 유지하며 오후 4시께 2.2bp 오른 2.652%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10년물 금리는 오전 11시께 다시 2%대로 내려왔고 오후 4시께 7.6bp 내린 2.924% 수준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4월 24일 이후 최저입니다. 이에 따라 수익률 곡선이 상당히 평평해졌습니다. 강한 긴축으로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채권 시장에 반영된 것입니다.
긴축 효과가 영향을 미치면서 실물 경제에도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모기지 금리가 5.7%까지 치솟자 지역의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뉴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KB홈(-6.93%) DR호튼(-4.86%) 등 주택업체 주가가 폭락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들이 투자한 기업에 비용 절감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그동안 거의 나오지 않았던 해고 뉴스도 늘고 있습니다. 이번 주 1분기 나쁜 실적을 발표한 중고차 판매 플랫폼이죠, 카바나는 25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2만1000명 중 10%가 넘는 규모입니다. 또 1분기 2015년 이후 7년 만에 순손실을 낸 아마존은 신규 채용을 줄이고 퇴직 등을 통해 직원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아마존은 작년 하반기에만 27만 명을 고용했었습니다. 성장 속도가 크게 줄어든 메타도 최근 신규 고용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로빈후드는 지난달 전체 직원의 9%인 300여 명을 해고했습니다.
침체 우려 속에 장기 금리가 하락하자 증시의 주요 지수도 덩달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BMO의 이안 링겐 채권 전략가는 "4월 물가는 확실히 예상보다 높았다"라며 "연준이 6월, 7월 FOMC 회의 이후 최소 9월까지는 50bp 인상을 연장해야 한다는 전망에 위험자산이 압박을 받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1.02%, S&P500 지수는 1.65% 내렸고 나스닥은 또다시 3.18%나 급락했습니다. 지난 5거래일간 하락 폭은 2020년 3월 이후 최대로 커졌습니다.
애플은 5.18%나 폭락해 146.5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50달러가 깨진 것입니다. 작년 11월 이후 처음입니다. 통상 애플은 S&P500 지수보다는 아웃퍼폼했는데 이날은 더 큰 폭으로 내렸습니다. 지난 1월 4일 고점 182.94달러에 비하면 거의 20% 하락했습니다. 대장주 애플이 이렇게 큰 폭으로 하락하면 시장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전날 TSMC가 반도체 가격을 1년 만에 또다시 8% 올리기로 한 게 애플에 대한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중국의 봉쇄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 빅테크가 지수 하락을 주도하는 적이 많다"라면서 "그동안 저품질 주식을 다 팔아서인지 빅테크 주식도 매도가 몰리고 있다. 이들은 주가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뉴욕 증시는 베어마켓(추세적 약세장)이냐, 조정장(상승장 속의 조정 기간)이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S&P500 지수는 지난 1월 3일 사상 최고치인 4796.56(종가)에서 17.96% 떨어진 상태입니다. 만약 2% 추가 하락하면 공식적으로 약세장, 즉 베어마켓에 들어갑니다. 이 수준에서 반등한다면 조정장이고요. 이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다릅니다. 베어마켓은 훨씬 더 길고 하락 폭도 큽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 140년 동안 19번의 베어마켓을 분석하면 평균 289일 지속했고, 평균 하락 폭은 37.3%에 달합니다. 또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가 집계한 2차 대전 이후 베어마켓을 봐도 평균 359일간 지속했고, 하락 폭은 30.2%입니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S&P500 지수의 12개월 목표치를 4400에서 3900으로 낮췄습니다. 그는 "5주간 하락했지만, 여전히 시장은 연준의 긴축 정책의 성장 둔화로 이어지는 상황을 모두 반영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현 수준에서 미국 증시가 성장 둔화에 대한 가격을 책정하지 않았다고 계속 믿고 있다"라며 "주식 변동성이 향후 12개월 동안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단기에 370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성장 둔화가 기업 이익에 영향을 주면서 S&P500 지수가 단기적으로 더 하락한 후 내년 봄에야 3900포인트까지 반등하리라 전망했습니다.
조정장에 그치고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란 주장도 많습니다. 코메리카자산관리의 존 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 메모에서 "침체가 없는 약세장은 짧고 얕은 경향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S&P 500이 3850~4000 범위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기본 사례인 2022년 경기 침체가 없다면, 통화 정책이 더 주식을 압박하지 않으면서 주가는 다시 상승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윤제성 뉴욕생명의 CIO도 "올해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따라 연말께에는 주가가 반등할 것이다. 사상 최고치는 넘지 못하더라도 그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스티펠의 배리 베니스터 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시장과 경제는 서로 작용한다. 증시와 소매판매는 연동되어 있다. 기준금리가 3~4%가 된다면 경기 침체를 부를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는 절대 3%까지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긴축이 진행되면서) 경제가 둔화하고 금융여건이 긴축되면 Fed는 어디선가 멈춰야 할 것이다. Fed가 2% 초반 어딘가에서 멈춘다면 그건 증시의 랠리를 촉발할 것이다. 나는 Fed가 몇 번 50bp를 올린 뒤에 늦여름, 초가을쯤에 잠시 쉴 것이고 증시는 여름 저점에서 랠리를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하이일드 채권의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 차이)가 6%에 달하면 그게 바닥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생긴 혼란도 이날 투자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테라의 LUNA(테라)와 UST(테라 스테이블 코인)가 달러화 연동이 깨지면서 폭락을 거듭한 탓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효용성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게다가 코인베이스가 예상보다 커진 1분기 손실을 보고한 뒤 주가가 26.4% 폭락한 데다. 특히 실적 서류에서 "파산할 경우 고객을 대신해 보관하고 있는 암호화 자산은 파산 절차의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알린 게 투자자 불안을 키웠습니다. 코인베이스가 파산하면 2560억 달러 규모(3월 말 기준)의 암호화 자산이 압류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비트코인은 이날 7.8% 내려 2만8500달러로 급락했습니다. 베니스터 전략가는 "금융여건이 긴축되고 고평가 자산들이 급락하는데 왜 비트코인이 아직 3만 달러 근처에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아마도 추가로 1만~1만5000 달러 정도 더 떨어져야 바닥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