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로마 공화정 중기의 호민관

붓을 든 수행자 임석환·우리의 학맥과 학풍
▲ 로마 공화정 중기의 호민관 = 김경현 지음.
서양 고대 도시국가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존재인 로마의 정무관 '호민관'을 깊이 있게 분석한 학술서. 홍익대 교수인 저자가 영국 런던대에서 쓴 박사학위 논문을 보완해 단행본으로 펴냈다. 사전에서 호민관을 찾아보면 군사 문제를 처리하고 시민을 위해 일하던 관리라는 뜻풀이가 나온다.

특이한 점은 귀족 협의체인 원로원이나 집정관 결정에 거부할 권리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처음에 호민관 권한은 귀족 정무관의 권력 남용으로부터 평민 개개인을 보호하는 것에 국한됐다"며 "공화정이 발전하면서 호민관은 입법·사법·행정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강력한 권한을 지니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른바 '관직의 사다리' 바깥에 있던 호민관이 군대를 지휘하고 법을 해석할 권한은 보유하지 않았지만, 그들을 단순한 하급 정무관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로마 공화정 중기의 호민관 역할을 살핀 저자는 현대 역사학계가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호민관을 공화정의 순조로운 작동에 기여한 조정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464쪽. 2만9천원.
▲ 붓을 든 수행자 임석환 = 방영선·이채원 지음.
불화를 그리는 국가무형문화재 불화장 보유자 임석환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명했다.

충남 홍성에서 가난한 대목장의 아들로 태어난 임석환은 성인이 되자 상경해 목재소에서 일했다.

그러다 진관사 대웅전 단청 불사에 참여하면서 혜각 스님을 만나 불교미술에 입문했다. 이어 김천 직지사 천불전 단청을 하던 중 혜암 스님이라는 또 다른 스승과 연을 맺었다.

혜암 스님 가르침에 따라 약 3천 장의 습화(習畵)를 했다고 한다.

임석환은 작업 과정을 설명하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마음이 흐트러지면 불화에도 티가 난다"며 "복잡하지 않게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부처님을 그려야 한다"고 말한다.

또 불화는 단순한 미술품이 아니라 신앙 대상이기 때문에 수행자나 스님이 됐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한다고 고백한다.

책 뒤쪽에 불화 제작 과정과 임석환의 주요 작품 이미지를 실었다.

한국문화재재단이 기획한 무형유산 총서 두 번째 책이다.

문보재. 272쪽. 1만7천원.
▲ 우리의 학맥과 학풍 = 이한우 지음.
일간지 기자 출신 저자가 동양철학, 서양철학, 역사학, 사회학, 정치학, 법학 등 6개 학문의 학사(學史)를 정리했다.

1995년에 나온 책의 개정판으로, 저자와 젊은 연구자 임명묵의 대담을 수록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처음 책을 낼 때 강조했던 동서양 학문 통합은 이뤄지지 않고 있고 학문성의 철저화 또한 약간 개선된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이 책의 현재성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천년의상상. 376쪽. 2만5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