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핑크플로이드 음반값 '최소 5억弗'

워너뮤직·BMG 저작권 입찰경쟁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핑크플로이드가 최소 5억달러(약 6500억원) 상당의 돈방석에 앉을 전망이다. 이 밴드의 음반 목록을 통째로 사들이려는 ‘큰손’들의 입찰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워너뮤직과 글로벌 음반제작사 BMG 등이 핑크플로이드 음반 목록 전체의 저작권을 사들이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쟁의 판이 커지면서 거래 규모가 지난해 소니뮤직이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음반을 사들이는 데 베팅한 금액인 5억5000만달러를 가뿐히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핑크플로이드의 음반을 탐내는 인수의향자들의 자금력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워너뮤직은 세계 최대 음반사이고 BMG는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KKR과 손잡고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핑크플로이드가 모든 노래의 레코딩 저작권과 음악 판권을 시장에 내놓아 가치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레코딩 저작권이란 소유자가 향후 곡을 재발매할 수 있는 권한이다. 음악 판권은 음악의 멜로디와 가사 등에 대한 저작권을 말한다. 스트리밍 등에서 발생한 수익을 받을 수 있다. 밥 딜런의 경우 두 가지 권리를 따로 판매했다. 소니뮤직에 레코딩 저작권(2억달러)을 팔고, 음악 판권은 유니버설뮤직(3억달러)에 내줬다.

자산운용사들이 음반 사업에 눈독을 들이면서 몇 년 새 음악 저작권 가치가 크게 오르고 있다. 새로운 투자처로 저작권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음반산업이 부활하고 있다는 분석도 글로벌 뭉칫돈이 음반 저작권 시장으로 몰리게 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