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30% 낮춰도 투자 안해"…프리IPO 작년 대비 '반토막'

올들어 투자금 2972억원
초기 스타트업 투자는 열기
올 들어 상장 직전 기업 투자(프리IPO) 규모가 전년 대비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침체로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잇따르는 등 기업공개(IPO) 시장이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벤처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프리IPO 투자금은 2972억원(투자 건수 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450억원(9건) 대비 45% 감소했다.

프리IPO 외에 시리즈 D~G 단계에 있는 기업들의 투자 유치도 주춤해지는 양상이다. 상장에 가까운 기업일수록 투자사들이 몸을 사린다는 얘기다. 올 들어 시리즈 D 투자는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이 지난달 17일 2300억원을 유치한 게 마지막이다. 상장 전 몸값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던 시리즈 G 단계의 투자는 3월 차량공유업체 쏘카를 마지막으로 멈췄다.

다만 시드투자~시리즈 B 단계의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뜨거운 분위기다. 시드투자는 올해 271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231억원에 비해 120%, 시리즈 A·B 투자는 4조1501억원으로 1조9448억원에 비해 113% 급증했다. 이에 힘입어 전체 스타트업 신규 투자금은 6조9435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3조5872억원보다 93% 늘었다.한 벤처캐피털(VC) 대표는 “네이버·카카오도 반토막 났는데 아무리 유망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작년 몸값이 높았을 때 수준으로 자금을 유치하긴 어렵다”며 “기존 몸값에서 30% 할인해도 투자를 집행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