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사업 시동 건 신동빈…롯데, 美 BMS 공장 인수·2.5조 투자

롯데그룹, 바이오 의약품 사업 본격화
美 BMS 바이오의약품 공장 2000억에 인수
"10년간 2조5000억 투자…글로벌 톱10 목표"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바이오 의약품 사업의 본격적인 육성에 돌입했다. 롯데지주 산하에 이달 말 설립되는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제약사 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뉴욕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한다. 지난해 신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의약품을 꼽은 후 첫 인수합병(M&A)이다.

롯데지주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 소재 BMS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 규모는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다. 롯데는 공장과 인력 420명, 생산장비 등을 모두 양수한다. 이번 계약에는 최소 2억2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 계약도 포함됐다고 롯데는 설명했다. 우선 항체 의약품 시장에 진출, 공장 인수 완료 후에도 BMS와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롯데 측은 "420명의 시러큐스 공장 인력이 기술 역량을 갖춘 만큼 기술 이전, 시험 생산, 규제 기관 허가 등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항체 의약품 사업도 빠르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공장 인수는 신 회장의 바이오 사업 진출 의지가 반영된 조치란 후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출장 중 시러큐스 공장을 직접 둘러보고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롯데지주
신 회장은 이사회에서 "BMS 시러큐스 공장의 우수한 시설과 풍부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롯데와 시너지를 만들어 바이오 CDMO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장 인수 주체는 설립 예정인 롯데바이오로직스다. 롯데지주는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에 104억원을 출자한다고 이날 공시했다.롯데는 사업 초기 항체 의약품 CDMO에 집중해 바이오 사업자 역량을 입증한 후 점차 규모를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신규 제품 수주와 공정 개발 등 역량 강화를 위해 시러큐스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도 이어간다. 항체 의약품 CDMO 사업을 확장해 완제의약품(DP)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시설로 전환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북미 지역 판매 영업을 위한 미국 법인 설립과 연산 10만리터 이상 규모의 생산 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롯데 측은 "신성장동력으로 밝힌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 향후 10년간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2030년 글로벌 상위 10위권(톱 10) 바이오 CDMO 기업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