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피격 사망 알자지라 기자 누가 쐈는지 확인 못 해"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취재 중 총격을 받고 사망한 알자지라 소속 기자에게 총을 쏜 주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잠정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스라엘군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잠정 조사에서 기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총격의 주체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기자를 사망케 한 가해자에 대한 2가지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게 이스라엘군의 주장이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이 여러 지점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을 겨냥해 쏜 수백 발의 총탄 중 하나이거나, 지프 차량에서 망원경을 사용한 이스라엘 군인이 테러범을 향해 쏜 몇 발의 총탄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성명은 "(기자의 몸에 박혔던) 탄환을 넘겨받아 전문적인 탄도 검사를 하면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골라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팔레스타인 당국이 공동 조사를 거부하고 탄환을 포함한 증거품도 넘겨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예루살렘의 출신으로 1997년부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취재해온 알자지라 소속 시린 아부 아클레(51) 기자는 지난 11일 새벽 요르단강 서안의 제닌에서 이스라엘군의 난민촌 '테러범' 색출 작전을 취재하던 중 총격을 받고 숨졌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현장 목격자 등은 그녀가 이스라엘 군인들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시 그녀는 '언론'(Press)이라는 문구가 적힌 방탄조끼를 입고 있어 충분히 취재진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이스라엘군이 고의로 공격했다는 게 팔레스타인 측 주장이다. 반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쏜 총탄이 사망의 원인일 수 있다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측에 공동조사를 제안했다.

그러나 자치정부 측은 공동조사를 거부했으며, 이 사안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예루살렘에서 열린 아부 아클레 기자의 장례식에는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운집했으며, 시신 운구 과정에서 이스라엘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