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 앙금 드러낸 송영길·권수정…오세훈 공격은 한목소리

서울시장 후보 첫 TV토론서 격돌…부동산·용산 이전 등 이견
6·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와 정의당 권수정 후보가 13일 진행된 첫 TV토론에서 그간 쌓인 양당의 앙금을 드러내며 날을 세웠다.두 후보는 이날 KBS 초청 토론에 참여해 공공기관 이전, 부동산 대책,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등을 두고 맞붙었다.

무난하게 진행되는 듯하던 토론은 후반부 권수정 후보가 송영길 후보의 출마 과정과 민주당의 잇따른 성 추문을 문제 삼으면서 후끈 달아올랐다.

권 후보는 "민주당은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헌·당규를 어겨가면서 후보를 내서 오세훈 시장을 만들어줬고, (당 대표였던) 송 후보는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를 나와서 서울시장에 출마했다"며 "최근에는 3선 박완주 의원이 성폭력으로 제명됐는데 당에서 책임지는 분이 없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민주당은) 책임감이 없느냐"며 "내로남불의 구태를 언제까지 할 것이냐"고 몰아세웠다.

송 후보는 "시장 후보로 당에서 확정돼서 사표를 낸 게 귀책 사유가 되느냐"며 "인천시민을 배신하고 서울시로 왔다는 표현도 적절하지 않다.

서울·경기·인천이 하나의 메가시티이고 엄연히 피선거권이 있는데 뭘 배신했다는 거냐"고 반박했다.송 후보는 오히려 "정의당이 진보정당을 자부한다며 애매한 양비론을 펴는데 진보적 가치에 충실한 자기 모습이 필요하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권 후보는 "정치 지형으로 보면 대기업이 백년가게 때문에 대선에 졌다고 하는 것에 비견된다"며 "정권을 넘겨준 당 대표로서 다른 당에서 원인을 찾기 위해 이런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이 안타깝다.

민주당의 대선 패배는 민심을 배반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송 후보는 "내가 책임진다고 되는 게 아니라 결선투표가 도입돼야 정의당이 강압적인 사표방지 심리에 구애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권 후보는 "정치 개혁과 관련해 경기도 선거구를 쪼개는 데 앞장선 것은 민주당"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권 후보는 "공급자보다 세입자의 고민을 중심에 놓고 시정을 펼칠 것"이라며 "공급자 위주의 정책을 말하는 오세훈·송영길 두 후보에게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송 후보는 "일부 진보언론에서 내가 규제 완화를 얘기하면서 오세훈 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을 흉내 내는 거냐고 하는데 세입자 재정착 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재개발 재건축 시 임차인이 100% 재정착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며 "오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따라서 세운상가를 밀고 녹지 축을 만들겠다는데 대안없이 밀어내면 상인들은 어디로 가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택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상승으로 투기세력을 때려잡으려 한 게 그간 부동산 정책 실패의 원인"이라고 문재인 정부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는 권 후보는 "미래세대의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서 유지해야 한다"고 한 반면 송 후보는 "필요하다면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에 대해 권 후보는 "청와대 개방은 그리 나쁜 결정은 아니지만 일방적인 용산 이전은 독단적"이라고 지적했다.

송 후보는 "시장이 되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용산 이전에 따른 시민 피해 실태를 조사해 정부에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이날 토론에 불참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향해서는 "시민에 대한 의무를 망각한 것"이라며 "오만하다"고 입을 모았다.오 후보 측은 법정 토론이 아닌 개별토론은 참석이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