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밀 수출금지 촉각…밀가격 상승으로 국내 식품물가 부담 커질듯

수입량 적고 재고량 있어 당장의 직접 피해보다는 장기적 영향 우려
전 세계 밀 생산량 2위 국가인 인도가 식량 안보를 이유로 밀 수출을 전격 금지함에 따라 국내 식품물가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의 경우 인도에서 직접 수입하는 밀의 양이 많지 않아 당장의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도의 수출 금지로 국제 곡물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4일 식품업계와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은 사료용 밀은 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식용 밀은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한국제분협회 통계를 보면 국내 밀 도입량은 2020년 기준 총 218만2천t(톤)으로 국가별로는 미국에서 111만5천t(51.1%), 호주에서 94만9천t(43.5%), 캐나다에서 11만7천t(5.4%)을 들여왔다. 그 외 기타 국가에서 수입한 양은 1천t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인도에서 국내로 수입되는 양은 많지 않은 편이다.

다만 인도의 이번 수출 금지 조치로 국제 곡물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국내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미 세계 곡물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의 여파로 인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앞서 발표한 3월 세계 곡물가격지수는 170.1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밀의 선물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73.9% 상승했다. 이로 인해 국내 밀 수입단가도 전년 동기 대비 47.2% 올랐다.

우리나라는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세계 곡물가격 변동에 따라 가공식품과 외식 등의 물가도 영향을 받는다.

인도의 이번 밀 수출금지 조치로 인해 밀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밀을 수입해 오는 국가와 국내 재고량을 고려하면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제분·사료 등 국내 곡물 관련 업계는 7∼9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재고 물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추가 물량도 확보하는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