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과거 부상 복귀전과 비교해보니…나쁘지 않은 신호

직구 구속·제구 문제 회복…적은 투구 수는 변수 될 수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뒤 자주 부상에 시달렸다. 그는 MLB 데뷔 시즌인 2013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60경기 단축 시즌을 치른 2020년을 제외하면 매년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부상 복귀전 역시 거의 매년 치렀다.

류현진의 부상 복귀전은 그의 몸 상태와 시즌 흐름을 짐작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 류현진은 복귀전을 잘 치른 해엔 최고의 성적을 펼치곤 했다.

그러나 복귀전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해엔 여지없이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에 올랐던 2019년 두 차례 복귀전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류현진은 왼쪽 사타구니 통증을 회복하고 돌아온 2019년 4월 20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 복귀전에서 5⅔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의 무난한 투구를 했다.

당시 직구 최고 구속은 평소와 큰 차이가 없는 시속 148㎞를 기록했고, 총 92개의 공을 던졌다.

목 통증을 회복하고 복귀한 그해 8월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선 7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부상 복귀전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투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에게 2019년 부상은 큰 걸림돌이 아니었다.

그는 그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반면 지난 시즌엔 부상 복귀전마다 이상 징후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4월 오른쪽 둔부 통증으로 IL에 올랐다가 5월 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복귀해 5이닝 6피안타 1볼넷 4실점 했다.

당시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3㎞로 평균 구속보다 2㎞ 이상 떨어졌다.

류현진은 부상 여파로 인한 밸런스 문제로 직구 구속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했다.

목 통증을 딛고 복귀한 지난해 9월 29일 뉴욕 양키스전에서는 4⅓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3실점 했다.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7㎞로 평소보다 빨랐지만, 제구력이 흔들렸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 급격히 무너지며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의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다행히 류현진은 올해 처음 치른 부상 복귀전에서는 무난한 투구를 했다.

그는 올 시즌 초반 2경기에서 매우 부진했고 왼쪽 팔뚝 통증을 호소하며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을 나타내는 곡선)를 의심케 했다.

그러나 몸 상태를 회복한 뒤 나선 이날 첫 등판에서 예전의 기량을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류현진은 15일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점)으로 활약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 평균 구속은 145㎞를 찍었다.

직구 구속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밸런스 문제도 큰 문제를 드러내진 않았다.

주변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현지 매체들은 "류현진이 복귀전에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며 입을 모았다.

최근 4시즌 동안 치른 5차례 부상 복귀전 중 가장 적은 투구 수(71구)를 기록했지만, 이는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의 '피기백(piggyback·한 경기에서 선발 투수 요원을 연이어 내보내는 것)' 전략 때문이었다. 우려를 씻은 류현진은 이제 건강한 몸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