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딸, 고기없인 밥도 못 먹는데…" 주부들 한숨 커졌다
입력
수정
밥상 물가 뇌관된 '프로틴플레이션'

국산·수입산 육류 가운데 최근 1년 새 가격이 먼저, 더 많이 상승한 것은 수입산이다. 일부 품목의 경우 최근 1년 새 2배 가까이 올랐을 정도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미국산 냉동 갈비 100g은 4400원으로 1년 전(2474원)에 비해 77.8% 급등했다. 호주산 냉동 갈비 역시 같은 기간 87.2% 올랐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수입육 가격의 급등은 국산 돼지고기 가격을 자극했다. 지난달 1일 ㎏당 4847원이었던 돼지(탕박) 도매 가격은 12일 7356원으로 51.8% 뛰었다. 인기 부위인 삼겹살의 소비자가격은 100g당 2750원을 넘어섰다. 40여일 만에 18%이상 오른 것이다.
식당에서 먹는 삼겹살 1인분 가격은 ‘2만원 시대’에 접어든 실정이다. 서울 여의도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의 경우 작년 말 삼겹살 1인분(160g)의 가격을 지난해 말 1만6000원으로, 종전보다 1000원 올렸다. 아직도 많은 식당들이 1인분으로 삼고 있는 200g으로 환산하면 2만원이 된다.

문제는 고기값 급등으로 인한 밥상물가 부담을 줄이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소비패턴이 정착했다는 점이다. 한국인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연 54.3㎏(2020년 기준)으로 쌀(57.7㎏)에 육박한다. 섭취량만 놓고 봤을 때 ‘주식(主食)’이 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실제로 가격이 부담스러운 데도 소비를 줄이지 못하는 가정이 많다. 서울 잠원동에 사는 주부 김모 씨(48)는 “가계에 부담이 돼 고기 구입을 줄이려고 해 봤는데, 초등학교 1학년 쌍둥이 자매가 고기 없이는 식사를 못한다”며 “고깃값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종관/박동휘/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