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이창용 "경제 상황 엄중, 정부·중앙은행 정책 공조해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첫 회동에서 "경제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정부와 중앙은행 간 정책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추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후 첫 조찬 회동을 가졌다.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만난 두 수장이 공식적으로 회동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추 부총리는 "경제 상황이 굉장히 엄중하다"며 "그런데도 정책 수단은 제약된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중앙은행과 정부 간 경제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인식을 공유하고 좋은 정책 조합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굉장히 막중한 시기에 우리가 당면해 있는 여러 문제를 한 부처나 중앙은행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정책 공조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 조율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수시로 만나서 의견을 나누자는 부총리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 이날 회동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묻는 말에 "경제 상황하고 외환시장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말은 어렵다"고 답했다.

이번 회동을 5월 기준금리 인상하고 연결하는 해석에 대해 추 부총리는 "만남을 두고 모든 정책 결정하고 연결하면 저희 만남이 어려워진다"며 "말했듯이 경제, 금융, 외환시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물가와 함께 외환시장에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년 만에 4%를 넘어섰고, 원·달러 환율은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1300원을 위협하고 있다.추 부총리와 이 총재는 청문회에서부터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해 왔다. 추 부총리는 이날도 "임명되기 전부터 저희가 스스로 자주 만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취임하기 전에도 비공식적으로 만난 적이 있으며, 앞으로도 수시로 만나서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1960년생 동갑내기에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금융위원회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당시 이 총재는 금융위 부위원장을, 추 부총리는 금융정책국장을 지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