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은 왜 '요가 강습' 스타트업에 투자했을까 [이 투자 왜]

손해보험업계 2위인 현대해상이 라이브 홈요가 코칭 서비스인 '웰리'를 운영하는 더라피스에 3억원을 투자했다. 보험사들이 앞다퉈 우량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에 나서며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경쟁에 나선 모습이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보험산업의 새로운 기회를 외부 수혈을 통해 모색하려는 전략이다.


'라이브 홈요가'에 투자한 현대해상

웰리는 온라인 라이브 홈요가 서비스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원하는 시간대에 라이브 요가 코칭 수업을 들을 수 있다. 2020년 10월 시작한 서비스로, 현재 주당 총 100여 개의 수업을 실시간으로 운영하고 있다.현대해상은 웰리의 온오프라인 코칭 프로그램 제작 역량과 현대해상 헬스케어 플랫폼과의 콘텐츠 협업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사용자들이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기간의 디지털 경험을 엔데믹(풍토병) 시대에도 이어갈 것이라 봤다. 배재호 더라피스 대표는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대중화된 화상회의 인프라와 자체적으로 확보한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이 성장의 탄탄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오프라인보다 더 꼼꼼한 선생님의 코칭으로 입소문을 타고 성장한 웰리는 현재 요가 라이브 코칭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보험회사가 직접 투자, 왜


현대해상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핀테크·모빌리티·헬스케어·라이프스타일 등 유관 스타트업에 10여 건의 직접 투자를 했다.
모빌리티 플랫폼인 '마카롱팩토리' '차봇' '디어'를 비롯해 '케어닥' '빌리지베이비' '모션랩스' 등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라이프스타일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해라이프스타일'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관리시스템을 개발 및 운영하는 '외식인' 등에도 투자했다.

벤처캐피털(VC) 등 외부 전문 투자기관에 출자하여 스타트업에 간접투자 하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직접 스타트업을 발굴 및 분석하여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월에는 전동킥보드 공유 플랫폼 디어의 운영사 디어코퍼레이션에도 투자했다. 마이크로모빌리티 영역의 새로운 보험 서비스 개발과 도시 내 이동 수단 트렌드 연구 등을 지속하겠다는 목적이었다.


"유니콘 미리 잡자" 경쟁 나선 보험

성장세가 꺾인 보험산업 구조에서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미래 성장동력의 씨앗을 사전에 품겠다는 전략이다. DB손해보험은 인슈어테크(보험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대기업-스타트업 간 사업 협력 및 성장 지원을 위한 ‘스타트업 오픈스테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및 국내 대기업, 서울산업진흥원(SBA), 한국무역협회, 신용보증기금 등과 협력해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프로그램이다.
삼성금융 오픈 컬래버레이션은 지금까지 897개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구체적인 성공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2회 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했던 수면 솔루션 스타트업 ‘에이슬립’은 지난 1월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참가해 AI 수면 진단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고은이 기자 koko@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