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차질 최악 지난다"…숨통 트인 대형 수출주 기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수출기업들로 구성된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지난해 1월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12일 2494.62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에 따른 공급망 차질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신흥국 증시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악순환도 이어졌다.

그간 한국 수출 기업들의 주가를 짓눌렀던 '악재'가 풀리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상하이가 16일부터 상업 기능을 점진적으로 회복시키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조금씩 회복된다면 국내 수출 기업들의 주가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중국발 악재 풀리는 국면

천퉁 중국 상하이시 부시장은 15일 방역 브리핑에서 '점진적 개방, 제한된 인구 유동, 효과적인 통제' 원칙을 바탕으로 16일부터 단계적으로 상업 활동 회복 추진에 나선다고 밝혔다. 평소보다 적은 인원을 수용한다는 조건으로 쇼핑센터, 백화점, 슈퍼마켓, 마트, 편의점, 약국, 시장 등 일부 업종의 오프라인 영업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소식에 중국 수출 기업들의 주가가 먼저 반응했다. 디스커버리, MLB 등의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패션 대장주로 꼽히는 F&F는 16일 6.35% 상승했다.

소비재 뿐만 아니라 국내 수출 제조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국내주식전략팀장은 "한국은 중국 제조업 생산 차질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국가 중 하나"라며 "중국 제조업 가동률이 개선되면 중간재를 생산하는 한국 제조 기업에는 호재"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는 반도체를 꼽았다. 노 팀장은 "순환적 반등 국면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주가 주가를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익 전망치 높아지는 수출주

수출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국내 대표 수출 산업인 완성차 업계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럼에도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6.4%, 8.8%에 달했다. 현대차·기아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데 이어 2분기 이익 추정치도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앞으로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은 커졌지만, 코로나19 기간동안 차를 사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차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대표적인 경기 소비재인 자동차는 수요 전망이 오히려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재고가 부족하고 수요는 늘어나는 와중에 반도체 공급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자동차주는 열심히 담고 있다. 지난달부터 16일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1위 종목은 기아다. 약 5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아 주가는 16% 올랐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