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택한 ESL…솔루엠 "2년내 세계 제패"

성장기업

전성호 대표
폭스바겐·스페이스X 공장 적용
재고 등 한눈에 파악 효율성↑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폭스바겐 전기자동차 공장. 이곳 작업자들은 전자가격표시기(ESL)를 통해 픽업 및 조립할 부품을 파악한다. 재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작업 매뉴얼까지 동시에 전달할 수 있어 작업 속도 및 생산성 개선에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포르쉐, 벤틀리 등 12개 브랜드를 소유한 유럽 최대 자동차기업 폭스바겐그룹이 채택한 ESL은 한국 중견기업 솔루엠 제품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솔루엠의 전성호 대표(사진)는 16일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ESL은 핵심 정보를 디지털로 보여줌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솔루션”이라며 “2년 안에 세계 ESL 시장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분야 세계 1위인 프랑스 이마고태그를 제치고 2024년 정상을 꿰차겠다는 것이다. 솔루엠은 지난해 세계 3위에서 올해 스웨덴 프라이서를 따라잡아 2위로 올라섰다.

ESL은 가격 등 다양한 정보를 전자종이를 통해 보여주는 제품이다. 대형마트 등 유통 부문에서 시작돼 공장, 병원, 물류센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인건비 절감, 실시간 변화 반영, 오류 최소화, 빅데이터 수집 등 장점을 인정받아서다.

설계부터 제조,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까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경쟁력이다. 하드웨어의 수명과 속도가 경쟁사 대비 두 배 이상인 것도 강점이다. 전 대표는 “후발주자로서 공장과 물류센터, 병원 등 신시장을 개척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며 “올해 ESL 매출은 작년의 두 배로 뛸 것”이라고 귀띔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최대 민간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 공장에도 솔루엠의 ESL 솔루션이 채택됐다.

ESL과 함께 사내 양대 성장 동력인 파워 사업은 기존 TV와 스마트폰을 넘어 전기차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소용 충전모듈 개발이 막바지 단계다. 충전모듈을 국산화해 국내 충전소 시장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는 중국 제품으로부터 안방을 지켜낸다는 계획이다. 전 대표는 “국내 충전소 1·2위 기업과 협상 중이며 올 4분기에 공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파워 분야 매출은 올해 전년 대비 세 배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도 순항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및 무선이어폰용 센서와 체온 센서 등 센서 사업이 기대주다. 미국 및 유럽산이 대부분인 이들 센서를 국산화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하반기엔 헬스케어기업 쥬비스와 손잡고 운동 효과를 높이는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솔루엠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850억원을 올릴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엔 매출 3686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으로 분기 실적 신기록을 세웠다. 전 대표는 “전체 인력의 90%는 핵심 사업에 올인하고 나머지 10% 인력으로 구성된 선행개발팀은 미래 먹거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쉬지 않고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