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년 만에 남극 해저서 발견된 탐험선…"부식·절도 등 훼손 우려"

다국적 탐사팀이 남극 웨들해의 해저 3천m 지점에서 무인잠수정을 이용해 발견한 영국 목조선 '인듀어런스'호의 선수 부분 잔해. /사진=AP
지난 3월 무인잠수정을 이용한 탐사를 통해 107년 만에 남극 해저에서 발견된 영국 목선 '인듀어런스호'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부식, 첨단 로봇 기술을 동원한 절도 등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3월 이 난파선 탐사단을 이끌었던 해양 고고학자 멘선 바운드가 난파선 전문잡지 '렉워치'와 인터뷰에서 해양 산성화와 수온 상승에 따른 해빙 등이 배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2019년에도 인듀어런스호를 발견하기 위해 탐사에 나섰던 바운드는 "3년 사이 해빙이 심각해지는 등 남극의 환경이 극적으로 악화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해빙 등으로 인한 선박의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범죄조직 등이 이 배가 가라앉아 있는 웨들해 밑으로 첨단 로봇을 침투시킬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인듀어런스호는 영국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이 27명의 대원과 함께 남극대륙을 횡단할 때 탔던 목선으로, 1915년 남극 대륙 150㎞ 앞인 웨들해의 얼어붙은 바다 한 가운데 갇혀 3000m 밑으로 침몰했다.이 선박은 지난 3월 발견 당시 1세기의 세월이 무색할 만큼 침몰 당시의 외관이 완벽히 보존된 상태였다. 이에 대해 탐사단은 "나무를 부식시키는 미생물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남극해의 수온이 낮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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