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품과 책상에 소변'…남아공서 벌어진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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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명문대에서 벌어진 일남아프리카공화국 명문대로 알려진 스텔렌보스 대학에서 백인 학생이 흑인 학생의 소지품에 소변을 보는 인종차별 사건이 발생했다.
1학년 흑인 학생 방에서 소변
가해 학생 기숙사 퇴거 조처
16일(현지시간) 뉴스24 등 매체와 AFP통신에 따르면 사건은 휴일인 전날 이른 아침 스텔렌보스대학 후이스 마라이스 생활관에서 발생했다.한 백인 학생이 1학년 흑인 학생 방에 불쑥 들어와 공부 책상 등에 소변을 봤다.
남아공 학생조직인 남아공학생회의(SASCO)에 따르면 자다가 소음에 깬 피해 학생이 "도대체 뭐 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흑인 소년들'(black boys)한테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인종차별주의적 대답이 돌아왔다.
관련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돌면서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소수 백인 정권을 종식한 지 28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이런 사건이 벌어진다며 남아공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스텔렌보스대도 성명을 내고 "파괴적이고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인종차별주의자 사건을 강하게 규탄한다. 이런 행동은 대학에서 용납할 수 없다"면서 "가해 학생을 즉각 정학시켰다"고 밝혔다.
재학생도 "포용적인 문화에 대한 우리의 헌신과 약속을 소중히 하기 위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움직였다"며 "이번에 일어난 일은 용납되지 않고 어떤 학생도 이런 식으로 인간 존엄성이나 권리를 깎아내릴 순 없다"고 성명을 냈다.
피해 학생은 상담 치료를 받은 가운데 16일 캠퍼스에선 모든 인종의 학생들이 항의 시위했다. 남아공학생회의 측은 가해자의 퇴학을 요구했다.가해 학생은 전날 긴급 기숙사 회의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기숙사에서 퇴거 조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남아공인은 스텔렌보스대가 아프리카에서 최고 대학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뿌리 깊은 엘리트주의와 인종차별주의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