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중국 빅테크 투자등급 상향…'매도'서 두 달 만에 돌변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미국의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가 지난 3월 '매도' 의견을 냈던 중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주식들의 목표주가를 두 달 만에 대거 상향했다. 중국 당국이 예상보다 빨리 빅테크 규제를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7일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JP모건은 전날 미국과 홍콩에 상장한 17개 중국 빅테크의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조정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IB는 지난 3월 '매도' 의견을 냈던 13개 종목의 등급을 모두 상향 조정했다.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퇀, 핀둬둬, 넷이즈, 아이치이, 딩동 등 7개 종목의 투자등급은 '매도'에서 '매수'로 올렸다. 징둥닷컴, 바이두, 베이커, 비리비리, 즈후, 바오준 등 6개 종목은 '매도'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JP모건은 목표가도 크게 높였다. 텐센트의 예상 주가를 265홍콩달러에서 470홍콩달러로 올렸다. 텐센트의 최근 주가는 360홍콩달러 안팎이다. JP모건은 지난 보고서에서 텐센트의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을 19배로 내렸다가 이번에는 25배로 올렸다.

알리바바의 목표주가는 75홍콩달러에서 130홍콩달러, 메이퇀은 105홍콩달러에서 220홍콩달러, 징둥은 155홍콩달러에서 235홍콩달러로 각각 상향했다. 모두 최근 주가보다 2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알렉스 야오 JP모건 테크 애널리스트는 "중국 빅테크가 직면했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3월 당시 중국 빅테크들이 6~12개월 동안 '투자 부적격'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봤었다.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 부유' 국정 기조를 본격적으로 내건 2020년 하반기부터 빅테크의 독과점과 인수합병(M&A), 금융업 진출 등을 강하게 규제해 왔다. 여기에 미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 퇴출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중국 빅테크 주가가 급락했다. JP모건이 지난 3월 '매도' 의견을 낸 배경이다.

올들어 중국 경기가 빠르게 침체하고 고용 상황이 악화하면서 시장에선 당국이 빅테크 압박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을 포함한 공산당 수뇌부인 중앙정치국은 지난달 29일 "빅테크 개선 문제를 마무리하고 상시적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JP모건의 대표 중국펀드인 'JP모건 중국펀드A'는 1분기에 텐센트, 메이퇀, 징둥 등의 지분을 오히려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피델리티, 브리지워터 등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올해 미국과 홍콩에 상장한 중국 빅테크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