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지출 감소 우려 완화···실적 전망 높여잡은 홈디포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여기는 미국 동부시간 17일 오전 9시 31분입니다. 3대지수 선물 모두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죠. 그동안 시장의 우려였던 소비자 지출 감소 문제가 예상보다 크지는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오늘 시장에 나왔습니다. 우선 4월 소매 판매가 한 달 전보다 0.9% 증가했습니다. 컨센서스 부합 수준인데, 자동차 판매를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을 웃돈 0.6% 증가로 집계됐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2시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있을 전망인데,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즉각적으로 끼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셔야겠습니다. 글로벌 자산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서도 새로운 소식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결국 포기했다는 뉴스가 나왔죠.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주요도시 마리우폴의 우크라군 최후의 저항지였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어제보다 7bp 오른 연 2.95% 선에서, 최근 또다시 오르고 있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 WTI는 배럴당 114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프리마켓에서부터 움직이는 종목들도 살펴볼까요. 개장 전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유통기업인 월마트는 실적 발표 후 주가가 5.3% 넘게 빠졌습니다. 이 회사의 밝힌 분기 매출은 1415억 7천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1.3달러입니다. 매출 자체는 컨센서스를 웃돌았지만 이익이 시장 예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에너지와 임금 상승으로 올해 이익 전망을 낮춰잡은 것이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는 '비정상적인 경영환경'때문에 이익 전망치를 수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건 판매가 줄어서 걱정하는 게 아니라, 인플레이션 때문에 이윤이 줄어서 걱정이라는 거죠. 실제로 월마트도 순매출 전망 자체는 높여잡았습니다.

호실적과 함께 여전히 강력한 소비 수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투자심리를 모은 기업도 있습니다. 주택용 내외장 부품 등을 판매하는 대형 유통업체 홈디포는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프리마켓에서 4% 가까이 뛰었습니다. 이 회사의 1분기 실적은 매출 389억 1천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4.09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죠. 이 회사는 월마트와는 반대로, 실적 발표와 함께 연간 이익 전망치를 높여잡았습니다. 오펜하이머의 브라이언 나겔 애널리스트는 "홈디포의 실적 전망 상향은 시장에 퍼진 소비자 지출 감소 우려를 한동안 완화할 수 있는 정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