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비교:제주] 제2공항 건설 "인프라 확충은 필요" vs "조기 착공"

진보 후보들은 "반대"…네 후보 뚜렷한 입장차 보여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지사 선거 후보들은 지역 최대 현안인 제2공항 건설에 대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는 "제주지역 공항 인프라 확충은 필요하다"면서도 "도민 갈등 최소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하는 등 뚜렷하게 찬반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유보하는 태도를 보인다.

오 후보는 "지난해 7월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한 뒤 국토교통부에서 보완 가능성에 대한 용역을 진행 중인 만큼 그 결과와 도민의 뜻을 모아 구체적이고 정확한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악화한 도민 갈등 해결, 제주와 도민 이익 최우선, 도민 결정권 확보라는 원칙에 따라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반면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는 제2공항 조기 착공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허 후보는 "제2공항은 애초부터 도민 대다수가 필요하다고 해서 정부에 건의했고, 박근혜·문재인 정부 공약에 반영돼 성산지역을 제2공항 예정지로 발표한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조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밀어붙이기식 추진이 아니라 반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등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녹색당 부순정 후보와 무소속 박찬식 후보 등 진보 성향 후보들은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한다.

부 후보는 "제주의 환경수용력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더 많은 관광객을 받기 위한 제2공항 건설을 전면 백지화해야 하고, 제주 기점 항공편 수를 조절해 입도 관광객 수를 지난 2010년 수준인 연간 800만 명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을 지낸 박 후보는 "기존 제주공항에 첨단 관제 운영시스템을 도입해 안전하고 편리한 첨단 신공항으로 개조해야 한다"며 "도민과 4·3 유족의 논의와 합의를 전제로 '제주4·3평화국제공항'으로 명칭을 개명할 것"을 제안했다.한편 오 후보가 제2공항 관련 뚜렷한 찬반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을 두고 나머지 세 후보는 오 후보에게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허 후보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 후보는 제2공항에 대해 소신도 원칙도 없는 무책임한 행태로 갈등을 조장하고 혼란만 키우고 있으며, 두루뭉술한 입장으로 새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제주의 최대 사안에 대한 불분명한 태도는 도민에게 불분명한 미래를 선택하라는 요구와 다를 바 없다"며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부 후보도 "제주의 환경수용력을 고려하고 질적 관광으로 전환하려면 관광객 수를 줄여야 하고, 그럼 제2공항은 논의의 대상도 되지 못한다"며 "그런데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표를 의식해서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