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전장연 대표 "정부, 갈라치기 멈추고 장애인 예산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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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은 교육‧노동권의 전제“이 세상에 목소리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정권과 관계없이 장애인 권리 예산을 위해 투쟁해왔습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싸울 것입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18일 서울대 공익법률센터가 주관한 ‘2022년 제2회 공익테이블’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장애 인권, 시혜에서 권리로’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문재인 정부 때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금까지도 전장연은 변함없이 장애인 이동권과 복지 예산을 보장하라고 외치는 중”이라며 “그런데도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위시한 현 정권은 이전 정부 때 가만히 있다가 새 정부가 들어서니 집회를 여냐는 ‘갈라치기’식 화법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지하철 승하차 집회에서 이동권만이 아닌 교육‧노동권‧예산 보장까지 요구한 배경에 대해선 “이동권과 교육‧노동권 등은 모두 연결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며 “최종 학력이 중졸 이하인 장애인들이 40%를 넘는데, 이들은 학력이 낮아 노동할 기회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와중 예산 사용에 우선순위가 있다면서 장애인 권리 예산을 제대로 배정하지 않으려는 이준석 대표의 태도는 매우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한국 사회가 구성원을 시민과 장애인으로 이분화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도 시민이고 인간이라고 외치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는 장애인을 세금 축내는 격리 대상으로 바라본다”며 “이는 모든 국민이 도덕적으로 평등하다는 헌법의 가치가 실현되지 않는 사회를 방증한다”고 짚었다.
정부가 장애인 탈시설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박 대표는 “보건복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시설을 나오고 싶다는 사람들이 약 2400명”이라며 “자발적으로 나오고 싶다는 사람들은 적어도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