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코로나19+호흡기 감염병 검사하는 첫 DTC 승인

소비자가 랩코프의 가정용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살펴보고 있다. 랩코프 홈페이지
미국에서 소비자들이 집에서 간편하게 검체를 수집한 뒤 검사 기관으로 보내 호흡기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가정용 유전자 검사(DTC)가 시판 허가를 받았다. 코로나19와 함께 독감 등 다른 호흡기 질환을 검사하는 DTC 제품이 허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 FDA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랩코프에서 개발한 계절성 호흡기 바이러스 RT-PCR DTC 검사를 승인했다.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A형·B형 독감을 한번에 확인하는 가정용 PCR 검사다.해당 키트를 구입한 소비자가 집에서 면봉을 활용해 비강 검체를 채집한 뒤 랩코프로 보내면 이를 분석해 호흡기 질환 감염 여부를 확인해준다. RT-PCR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가 확인되면 업체는 소비자에게 온라인으로 감염 사실을 전달하고 의료진이 후속 상담에 나선다. FDA는 이 키트를 어린이들도 쓸 수 있도록 승인했다. 만 2~14세 어린이는 성인이 검체를 채취해 보내도록 했다. 만 14~18세 청소년은 성인 감독에 따라 본인이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제프 슈런 FDA 의료기기·방사선의학소장은 "그동안 FDA가 처방없이 진행할 수 있는 많은 코로나19 검사를 승인했지만 독감과 RSV를 함께 확인하는 검사를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코로나19가 다른 호흡기 감염병처럼 계속 유행하는 엔데믹(풍토병) 시대가 되면서 검사 도구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전에는 코로나19 감염자만 잘 가려내는 게 중요했지만 앞으론 호흡기 감염병을 포괄적으로 확인하는 도구가 유용해질 것이란 의미다.미국은 가정에서 침을 뱉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거나 환자가 직접 검체를 채취한 뒤 검사소로 보내 확인하는 가정용 진단 기기가 많이 출시됐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국내에선 허용되지 않는 검사법이다. 집에서 스스로 검사할 수 있는 DTC 항목이 질환과 상관없는 웰니스 항목으로 제한돼 있어서다.

국내 기업들은 의료기관 등에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를 함께 진단하는 키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씨젠은 코로나19와 독감 등 19종류의 호흡기 바이러스를 함께 검사하는 올플렉스 RV 마스터에세이(Allplex RV Master Assay)를 개발했다. 미코바이오메드도 코로나19와 독감을 함께 진단하는 키트를 개발했다. 진시스템도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 5가지를 함께 진단하는 키트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