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홍콩·소더비 뉴욕·케이옥션 등 19일부터 경매 '대작'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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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크리스티, 피카소作 경매미술품 쇼핑에도 ‘제철’이 있다. 날씨가 좋은 봄·가을이다. 널찍한 아트페어 행사장이나 경매 전시장에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려면 발품을 팔아 구석구석 휘젓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찍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흥정, 호가 경쟁 등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과정이 기다린다. 그러나 보니 세계 주요 미술 행사는 활동하기에 좋은 봄이나 가을에 열린다. 그중에서도 5월은 긴 ‘여름 휴식기’를 앞둔 대목으로 꼽힌다.
추정가 761억·245억원 달할듯
케이옥션, 천경자 '여인' 등 내놔
올해 5월에도 세계 곳곳에서 미술 ‘큰 장’이 서고 있다.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지난 9일 크리스티경매에서 앤디 워홀의 ‘총 맞은 푸른 마릴린’이 20세기 미술작품 최고가인 1억9504만달러(약 2500억원)에 낙찰된 덕분이다.크리스티는 오는 26일 홍콩에서 여는 ‘이브닝세일’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60여 점(2290억원 규모)이 출품되는 이 경매의 대표작은 파블로 피카소의 1969년작 ‘액자 속 남자의 흉상’이다. 알렉산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 속 등장인물인 리슐리외 추기경을 그린 작품으로 추정가는 1억5000만홍콩달러(약 245억원)에 이른다. 배우 숀 코너리(1930~2020)가 수집한 그림으로, 아들 스테펀 코너리가 경매에 출품했다.
소더비 뉴욕도 17~20일에 경매를 진행한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피카소의 1932년작 ‘누워있는 벌거벗은 여인’으로, 낙찰가는 6000만달러(약 761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미국관 대표작가 시몬 리의 조각도 나온다. 18~19일 열리는 필립스 뉴욕 경매의 대표작으로는 장 미셸 바스키아의 1982년작 ‘무제’가 꼽힌다. 낙찰가는 7000만달러(약 889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경매시장 열기도 뜨겁다. 서울옥션은 24일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 등 92점(172억원 규모)을, 케이옥션은 다음날인 25일 천경자의 ‘여인’과 영국 조각 거장 앤터니 곰리의 ‘MEME: CXXXVIII’ 등 115점(105억원 규모)을 내놓는다. 경매는 서울 신사동 강남센터와 케이옥션 본사에서 각각 열린다.26~29일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조각 등 조형작품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조형아트서울이 개막한다. 700여 명의 작가가 만든 조각과 회화, 설치 등 2500여 점이 전시된다. 사옥에 놓을 조각을 찾는 회사는 물론 간단한 장식품을 원하는 일반인도 방문해볼 만하다고 조형아트서울은 설명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