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사태' 권도형·테라폼랩스, 1000억대 세금 추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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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작년 6월 조사 착수시가총액 50조원이 1주일 만에 증발한 국산 암호화폐 ‘루나 사태’의 장본인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테라폼랩스에 대해 국세청이 1000억원 이상의 법인세 및 소득세를 추징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는 작년 12월부터 과세에 불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루나 폭락 사태 직전 국내 법인을 청산하고 거주지를 해외로 옮기려 했다는 정황도 확인되면서 세금 납부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루나·비트코인 시세차익 등
조세피난처로 빼돌린 혐의 파악
신현성 의장·차이코퍼레이션
테라와 지분관계 존재 확인
테라폼랩스 측 불복절차 진행
최근 국내법인 청산…도피 의혹
국세청, 1000억원 추가 추징 준비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권 대표와 신현성 티켓몬스터 이사회 의장, 한창준 차이코퍼레이션 대표, 테라폼랩스에 대해 1000억여원의 세금을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6월 테라폼랩스의 모기업인 더안코어컴퍼니와 테라폼랩스에 대해 법인세 및 소득세 탈루 혐의로 특별 세무조사를 벌였다. 세무조사에서 권 대표는 테라폼랩스의 싱가포르 법인인 테라싱가포르의 지분 92%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테라폼랩스와 관계가 없다고 밝혀온 신 의장은 8%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표도 등기이사직을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국세청은 작년 10월 테라싱가포르의 100% 자회사인 버진아일랜드 법인 테라버진의 등기이사 권 대표와 신 의장, 한 대표 등에 대해 소득세 40억6600만원을 부과한다는 세무조사 결과를 통보했다. 테라버진에 대해서도 법인세 444억7800만원을 부과했다.국세청은 테라버진과 권 대표 등이 싱가포르에 설립된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에 루나를 무상 증여한 것으로 보고 법인세와 소득세를 매겼다. 테라폼랩스가 테라와 루나의 시가총액을 키운 원흉으로 지목되는 앵커프로토콜의 손실을 보충하거나 과세를 회피하는 등의 목적으로 루나를 테라싱가포르로부터 LFG로 보내는 과정에서 이 같은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외국에 설립한 테라폼랩스에 대해 탈루 혐의로 세금을 추징하기로 한 건 이들 법인을 국내 법인으로 봤기 때문이다. 법인 등기는 각각 싱가포르와 버진아일랜드에 했지만 국내 법인 여부는 ‘실질적 관리장소’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법인세법상 실질적 관리장소란 해외법인이라 해도 국내에서 의사결정이 내려지고 등기이사 등이 국내인 및 거주자로 구성돼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정해진다.국세청은 권 대표 등과 테라버진이 LFG에 무상 증여한 금액을 전액 기타소득으로 보고 과세 대상에 포함했다. 특수관계가 아닌 두 법인 간 증여에 대해선 증여한 금액의 70%까지만 과세표준에 포함된다. 하지만 두 법인의 대표가 모두 권 대표라는 점에서 LFG까지도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싱가포르에 설립한 LFG의 실질적 관리도 국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국내 법인으로 해석해 약 1000억원의 추가 추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대표가 사들인 비트코인을 LFG로 보냈다면 마찬가지로 무상 증여로 해석돼 추가 과세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현된 암호화폐 차익에 대해서만 과세가 이뤄지는 만큼 앞으로 추징금은 더 커질 전망이다.
과세 회피 목적 해외 도피 의혹도
권 대표 등이 해외로 도피하려 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루나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4일과 6일 각각 국내 테라폼랩스 부산 본사와 서울 지사를 청산했다. 앞서 자신들은 테라와 관계가 없다고 밝혀온 신 의장과 한 대표 모두 세금을 추징당하면서 결국 허위 해명을 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투자자들과 각국 정부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테라폼랩스 법률팀 소속 변호사 3명이 최근 모두 사임했다고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