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17세 축구 유망주, 축구장에서 커밍아웃 "5~6세때 깨달아"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 "용기 내 줘 고마워"
사진 = 스카이스포츠 캡처
영국의 17세 축구선수 제이크 대니얼스(블랙풀 FC)가 커밍아웃을 했다.

다니엘스는 16일(현지 시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진정한 나를 알았으면 좋겠다"며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털어놨다. 다니엘스는 "날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5~6세 때였다. 거짓말을 하고 살아온 지 오래됐다"며 "나이가 들면서도 내가 변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선수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비밀을 유지해 왔다"며 "다른 친구들이 나를 이성애자라고 생각하게 하기 위해 여자친구를 사귀기도 했지만 이제 더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다니엘스는 거짓말을 하는 행위가 그간 자신을 억눌러 왔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와 누나에게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말하고 난 다음 날 네 골을 넣었다. 이것은 동성애자임을 숨겨야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내게 부담으로 다가왔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장과 소셜미디어에서 동성애 혐오에 시달릴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난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나를 보고 용기를 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현역 축구 선수가 동성애자임을 밝힌 것은 1990년 저스틴 패셔누 한 명뿐이다. 그러나 그는 1998년 미성년자 성폭행에 대한 누명을 쓰고 이후 안타깝게 극단적 선택을 했다.

소속팀 블랙풀 FC를 비롯해 EPL 여러 구단은 다니엘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영국의 국가대표 수비수 에릭 다이어(토트넘 홋스퍼)는 소식이 알려진 후 "축구는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치권에서도 격려가 이어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용기를 내줘서 고맙다"며 "(다니엘스의 고백은) 운동장 안팎에서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7세 때부터 블랙풀 FC에 합류한 다니엘스는 최근 프로 계약을 맺어 챔피언십 정규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