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한 자리 선착순이요"…'하늘의 별따기' 된 비행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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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시간 뒤에 대한항공 런던행 1석 취소합니다. 가실 분은 잡으세요."
최근 여행카페에 취소 예정을 미리 알리는 글이 올라오면서 댓글이 '만선'을 이뤘다. 취소 티켓을 바로 잡겠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지만 당첨자는 없었다. 항공사 내부 시스템에 등록된 대기자가 취소표를 자동으로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비행기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크게 줄어든 항공편이 아직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면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1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여름 휴가 시즌인 7월 이후 주요 도시행 비행기는 이미 대부분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해외 여행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가 풀린데 이어 이달 23일부터는 입국 시 유전자증폭검사(PCR) 대신 신속항원검사(RAT) 결과도 허용된다. 이전까지는 입국시 의무적으로 PCR 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했다. 4인 가족 기준 1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여행자가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자가진단키트로 대체되면 여행 비용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코로나19 방역 기준이 낮아지고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2년 넘게 억눌려왔던 해외여행 수요는 폭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항공권 예매는 말 그대로 '취소표 티켓팅'이 됐다. 특히 비즈니스석과 일등석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해외여행에 보복소비 심리가 더해진 결과다. 프랑스 파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 손 씨(31)는 "주말에 출발하는 비즈니스석을 잡기 위해 무려 한 달 전 대기예약을 걸어놨다"며 "출발 당일까지 단 한 자리도 풀리지 않았다. 여행 커뮤니티에는 비즈니스석, 일등석을 예매하지 못해 울상인 소비자를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자가 줄을 선 탓에 취소 수요가 나와도 일반 승객은 온라인을 통한 표 구매 자체가 불가능하다.
수요가 폭발하면서 항공권 가격도 급등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50만원선에 판매됐던 여름 성수기 유럽 왕복 항공권은 최근 350만원을 넘어섰다. 코로나 이전 대비 가격이 2배 이상 뛴 것. 여기에 6월 유류할증료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소비자가 감당해야 하는 항공권값 부담은 더욱 커졌다.
초대형 비행기도 다시 뜬다. 지난 16일 대한항공은 7월 1일 오전 출발편부터 A380 여객기 운항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A380은 '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초대형 비행기로, 승객 4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이에 기존 운항하던 B777-300ER에 비해 약 120석이 늘어난 규모이다.
A380과 같은 대형 비행기는 지난 여름 한번 퇴출됐던 적이 있어 이번 운항 재개는 더욱 의미가 크다. 코로나 직후 승객을 수용하기 힘들어지면서 "운항하면 할수록 적자"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퇴출 당시 대한항공은 "5년 내 A380을 완전히 없애겠다"라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결정을 통해 국제선의 추가 증편 없이도 승객 수용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특히 대형 항공편의 운항은 수요가 몰리는 비즈니스석 등 고급 좌석의 수요 대응에 효과적이다. 기존 비즈니스석이 56석에 불과한 B777편에 비해 A380 운항땐 94석으로 늘어난다. 또다른 A380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측은 "아직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최근 여행카페에 취소 예정을 미리 알리는 글이 올라오면서 댓글이 '만선'을 이뤘다. 취소 티켓을 바로 잡겠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지만 당첨자는 없었다. 항공사 내부 시스템에 등록된 대기자가 취소표를 자동으로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비행기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크게 줄어든 항공편이 아직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면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늘의 별 따기' 된 비행기표 구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만해도 '눕코노미'라는 말이 유행했다. 비행기 좌석이 남아돌면서 이코노미 좌석에서도 누워서 갈 수 있다는 뜻에서 생긴 별명이다.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1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여름 휴가 시즌인 7월 이후 주요 도시행 비행기는 이미 대부분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해외 여행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가 풀린데 이어 이달 23일부터는 입국 시 유전자증폭검사(PCR) 대신 신속항원검사(RAT) 결과도 허용된다. 이전까지는 입국시 의무적으로 PCR 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했다. 4인 가족 기준 1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여행자가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자가진단키트로 대체되면 여행 비용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코로나19 방역 기준이 낮아지고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2년 넘게 억눌려왔던 해외여행 수요는 폭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항공권 예매는 말 그대로 '취소표 티켓팅'이 됐다. 특히 비즈니스석과 일등석 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해외여행에 보복소비 심리가 더해진 결과다. 프랑스 파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 손 씨(31)는 "주말에 출발하는 비즈니스석을 잡기 위해 무려 한 달 전 대기예약을 걸어놨다"며 "출발 당일까지 단 한 자리도 풀리지 않았다. 여행 커뮤니티에는 비즈니스석, 일등석을 예매하지 못해 울상인 소비자를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자가 줄을 선 탓에 취소 수요가 나와도 일반 승객은 온라인을 통한 표 구매 자체가 불가능하다.
수요가 폭발하면서 항공권 가격도 급등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50만원선에 판매됐던 여름 성수기 유럽 왕복 항공권은 최근 350만원을 넘어섰다. 코로나 이전 대비 가격이 2배 이상 뛴 것. 여기에 6월 유류할증료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소비자가 감당해야 하는 항공권값 부담은 더욱 커졌다.
운항 늘리고, 큰 비행기 띄우고...
정부는 국제선 증편 대책을 내놨다. 이달 주 532회 운항했던 국제선을 다음 달부터 주 762회로 230회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정부는 항공권 가격 안정화와 수요 폭증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항공업계도 정부 조치에 맞춰 항공기 운항 증편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6월부터 유럽과 미주 노선 등을 중심으로 주 30회 이상 운항을 늘린다. 이에 현재 주 159회에서 주 190회 이상으로 운항 횟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기존 운항이 멈췄던 로마,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의 여객기 운항 재개를 검토 중이다. 저비용항공사들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휴양지로의 운항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초대형 비행기도 다시 뜬다. 지난 16일 대한항공은 7월 1일 오전 출발편부터 A380 여객기 운항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A380은 '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초대형 비행기로, 승객 4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이에 기존 운항하던 B777-300ER에 비해 약 120석이 늘어난 규모이다.
A380과 같은 대형 비행기는 지난 여름 한번 퇴출됐던 적이 있어 이번 운항 재개는 더욱 의미가 크다. 코로나 직후 승객을 수용하기 힘들어지면서 "운항하면 할수록 적자"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퇴출 당시 대한항공은 "5년 내 A380을 완전히 없애겠다"라는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결정을 통해 국제선의 추가 증편 없이도 승객 수용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특히 대형 항공편의 운항은 수요가 몰리는 비즈니스석 등 고급 좌석의 수요 대응에 효과적이다. 기존 비즈니스석이 56석에 불과한 B777편에 비해 A380 운항땐 94석으로 늘어난다. 또다른 A380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측은 "아직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