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재건축·재개발 속도조절…안전진단 못받은 곳은 규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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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주택 공급과 관련해 “추가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물량에 대해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며 “‘투자하지 말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아직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사업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집값 안정에 초점 맞춘 吳
절차 간소화 53곳은 신속 추진
임대주택, 소득연동제로 추진
안심소득으로 90만가구 지원
지지율 앞서지만 보수적 전망
"宋 후보와 5%P 싸움 될 듯"
다만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53곳은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고, 빨리 공급하는 게 낫다”며 신속통합기획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신통기획 충분, 그린벨트 해제 없을 것”
오 후보는 지난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년 자치구당 한 곳 정도 추가로 재개발 구역을 지정할 텐데 그 기대 때문에 투기 세력이 들어갈 것이고, (이는)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요소”라며 “‘누를 거다’는 메시지는 당연히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재건축 단지 등은 지금과 같은 규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다만 오 후보는 “신속통합기획으로 추진 중인 재건축·재개발 구역 53곳은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속통합기획은 정비사업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기간을 3년가량 줄여주는 제도다. 지난해 그가 시장에 취임한 뒤 내놓은 주택 정책이다. 강남구 압구정 2·3·4·5구역 등 53곳이 대상지에 포함돼 있다.
그린벨트 해제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오 후보는 “기본적인 큰 원칙에서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내곡동에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하는데, 한마디로 허황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용산 미군기지 부지 개발과 관련해서도 “후손을 위해 100% 공원화하는 게 맞다”며 “개발 논리의 영향을 받아 녹지 면적을 줄인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조합과 건설사 간 갈등으로 공사가 멈춘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서는 “신구 조합 간 갈등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을 함께 조정 중인데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최근 조합 내 갈등이 커지면서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등은 조합장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건축물이나 토지 소유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 경우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해야 조합장으로 선출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공 키즈카페 100곳으로 늘릴 것”
오 후보는 인터뷰 내내 ‘1호 공약’으로 내건 복지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월수입 감소에 비례해 지원을 늘리는 ‘안심소득’을 긴 호흡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2년간 시범사업을 한 뒤 기초수급자 제도 등을 안심소득 제도로 바꾸면 80만~90만 가구에 이르는 서울 시내 복지 사각지대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고품질 임대주택 공급도 그가 심혈을 기울인 공약이다. 오 후보는 “임대료 산정을 싱가포르와 같이 ‘소득 연동형’으로 바꿔 소득이 적은 사람은 (임대료를) 적게 내게 할 것”이라고 했다.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장기전세주택으로 3만3000가구를 확보하고 있는데 현 시가로 33조원이다. 10분의 1만 팔아도 3조원이 확보된다”고 설명했다.오 후보는 보육 공약과 관련, “공공 키즈카페를 25개 자치구에 100곳까지 늘리겠다”며 “서울시의 공유어린이 집인 ’모아어린이집’ 개원 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전 7시30분으로 당기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10년 전 시장을 할 때부터 ‘복지특별시’를 외치고 다녔고, ‘서울형 그물망 복지’를 시행하는 등 사실상 ‘복지 시장’이었다”며 “박원순 전 시장보다 복지정책을 훨씬 열심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의 서울시장 선거 판세 분석은 다소 의외였다. 오 후보는 “민주당은 대선 패배로 인한 상실감 때문에 굉장히 결집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은 긴장이 풀어지고 있어 3~5%포인트 안쪽의 승부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양길성/이정호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