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 구한 '수비요정' LG 이재원 "홈런만큼 쾌감"

19일 수원 kt전 결정적 호수비 펼쳐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앞세워 '잠실 빅보이'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이재원(23·LG 트윈스)이 수원에서는 '수비 요정'으로 변신했다. 이재원은 1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전에서 팀 승리로 직결된 호수비를 펼쳤다.

팀이 4-0으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에서 LG 선발 임찬규는 kt 박경수에게 빨랫줄 같은 공을 맞았다.

외야 좌측 깊숙한 곳으로 날아간 타구가 그대로 빠졌다면 주자 3명 모두 홈에 들어와 1점 차로 쫓길 뻔한 순간, 신장 192㎝의 거구 좌익수 이재원이 몸을 날렸다. 간신히 타구를 건져내고 이닝을 끝낸 이재원은 무심한 표정으로 글러브를 들어 올렸고, 임찬규는 저도 모르게 마운드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 수비 하나 덕분에 임찬규는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마칠 수 있었고, LG가 7-3으로 승리해 시즌 3승째를 챙겼다.

임찬규가 "순간적으로 아무 생각이 없어서 무릎이 꿇어졌고, 오늘이 아버지 기일이라 너무 간절한 경기라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할 정도로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이재원이 다이빙 캐치 하나로 LG와 팀 선배까지 모두 살린 것이다.

7회에는 어깨로 다시 한번 팀을 살렸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박병호가 펜스를 강타하는 안타를 쳤는데, 이재원은 완벽한 펜스 플레이와 정확한 송구로 2루에서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타석에서는 4타수 1안타로 다소 잠잠했던 대신 수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재원은 경기 후 "공이 맞는 순간 스타트만 빠르게 하려고 집중했다"며 "공을 잡았을 때 홈런 칠 때만큼의 쾌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 이재원은 점점 '쌍둥이 군단'에서 꼭 필요한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