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이유 있었네…'무결점' 볼보 XC6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신차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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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60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타보니볼보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타봤다. 이 차는 2017년 XC60 2세대 출시 이후 지난해 약 4년 만에 선보인 볼보의 신형 XC60의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XC60은 2009년 볼보가 도심형 SUV로 개발한 모델로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약 168만대를 판매한 볼보의 베스트셀링 차량이다. 국내에서도 볼보의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모델이다.
신형서 '전기주행' 늘리고 마력 올라가
볼보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에 힘 더해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 카페까지 왕복 약 65km를 주행했다. 국내에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B5와 B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 등 3종류의 트림으로 출시됐다. 실제 탑승 차량은 최상위 트림(등급)인 XC6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 모델이다. 8단 자동변속기에 상시 사륜구동(AWD)이 적용된 모델이다. 가격은 8570만원이다.외관은 기존 XC60 모델과 거의 유사하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LED 헤드라이트를 비롯해 매끄러우면서도 강인한 스타일링을 계승했다. 다만 6가지 작은 변화를 줬다. 전면부에는 3D 형태의 아이언마크를 통합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됐고, 새 범퍼와 넓은 차체를 강조하는 크롬바가 추가됐다. 전동화를 상징할 수 있도록 내연기관차에 있던 이그조스트 테일 파이프(머플러)를 보이지 않게 마감처리했다. 역동적 차체 비율을 강조하는 새 휠 디자인도 도입됐다.내부는 북유럽풍의 안락한 디자인을 그대로 따랐다. 드리프트 우드 등 천연 나무 트림과 함께 크리스탈 기어노브, 하이엔드 스피커 바워스&윌킨스의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내부에 장착된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그래픽 부분이 전작 대비 소폭 개선됐다. 차체 크기는 공차중량 2155kg에 4710mm(전장)x1900mm(전폭)x1645mm(전고)로 기아 쏘렌토와 거의 유사하다. 다만 휠베이스가 2865mm로 쏘렌토보다 길어 매끈한 느낌을 준다.주행을 위해 운전석에 앉자 북유럽풍 실내 디자인 특유의 안락한 느낌이 들었다. 개방감은 나쁜 편은 아니지만 경쟁 차량인 제네시스 GV80에 비해선 다소 아쉬웠다.
서울 도심에 들어서자 하이브리드의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번 모델은 XC60 전작 대비 전기 주행거리와 최대 출력 등이 향상됐다. XC60 리차지 PHEV는 기존 모델 대비 배터리 용량이 11.6kWh에서 18.8kWh로 커진 것과 동시에 약 65% 향상된 리어 휠 출력을 제공하는 후면 전기모터가 특징인 롱레인지 배터리가 탑재돼 기존 모델 대비 약 80%가 향상된 최대 57km까지 순수 전기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서울시 승용차 소유주들의 일평균 주행거리 29.2㎞(비사업용 기준)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5가지 주행 모드 중에서 오로지 전기로만 운행되는 '퓨어모드(Pure)'로 설정할 시 추가적인 충전 없이 웬만한 출퇴근 거리를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퓨어모드로 운행하다가 전기 충전량이 다 소진되면 자동 하이브리드 주행모드로 전환됐다.간선도로에서 속도를 내자 볼보 특유의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주행 질감이 느껴졌다. 가속 구간에서도 군더더기 없이 쾌적하게 달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쟁 수입차 모델처럼 '파워풀'하거나 '박진감' 있는 주행 성격은 분명 아니다. 개성은 없지만 부족함을 찾기 어려운 주행 질감을 보여줬다.이전 모델에 비해 향상된 출력은 기존 모델이 갖고 있던 부드러움에서 힘을 더한 듯 했다. XC60 리차지 PHEV는 기존 모델 대비 50마력 향상된 출력을 제공하는 e-모터가 탑재돼 최고 출력 455마력, 최대 토크 72.3 kg·m 성능을 보유해 브랜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갖고 있다. 다만 상당한 출력을 갖고 있는 T8 파워트레인이 XC60 체급에 과한 측면은 있다. B5 트림에 비해 2400만원가량 비싼데 이 정도면 한 단계 위 체급인 XC90 마일드 하이브리드 가격대다.
스티어링 휠 조향과 조작 감각, 차체 견고함 등이 이전 모델 대비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하체의 반응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가속감이 있는 상태에서 조향은 다소 부담스러웠다. 요철이나, 과속 방지턱 등을 넘을 때는 충격이 기대보다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민감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부족함 없는 수준이다.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안에는 국내 운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티맵'과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 사용자 취향 기반 음악 플랫폼 플로(FLO) 등이 모두 담겨 있고, 이 모든 기능을 음성 인식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주행 중 어떠한 버튼도 만지지 않고 목적지까지 도달이 가능했다. 예를 들어 음성 명령으로 "아리아"를 호출하면 목적지 설정에서부터 실내 및 시트 온도 조절까지 가능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